문화예술의 도시 대전의 춤은 무용단 단원의 발끝에서 화려하게 피어나 대전을 넘어 중국 시안까지 황홀하게 물들였다. 대전시립무용단은 20일 중국 시안 섬서예술대학 극장에서 북방권 교류협의회 초청으로 이루어진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초청 공연 '춤의 향기 목련의 길(舞香中心 木蓮之路)'을 펼쳤다.
▲ 대전시립무용단이 20일 중국 시안 섬서예술대학 극장에서 '춤의향기 목련의 길'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 대전시립무용단 제공] |
무대의 막은 '본향(本鄕)-뿌리공원'으로 족보의 메카인 대전을 겨레의 뿌리와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풀어낸 단군춤으로 열렸다.
웅녀의 등장과 곰털을 벗어버리고 탈바꿈하는 춤과 단군이 탄생하는 과정을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인 춤사위로 형상화해 그 특유의 화려함으로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어진 무대는 대전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된 수운교 천단의 공양의식 중에 나오는 해원의 바라춤 원형을 바탕으로 새롭게 재구성된 '종교의 춤- 바라춤'.
3막 '남자의 춤- 취금헌무'는 지조와 대를 이은 여인들의 절개와 한, 인고의 세월이 거문고 선율에 맞춰 무용수들의 몸짓에 녹아들어 어떤 단절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가며 감동을 자아냈다.
4막 유성온천설화를 모티브로 한 '자연의 춤 -유성학춤'은 고귀하고 신비하게 여겨온 동물이자 온천을 발견하게 해준 새인 '학'을 무용수들의 몸동작으로 뿜어내며 무대와 객석을 완전히 제압했다.
5막은 주옥같은 시를 남긴 조선의 여류시인 호연재의 시를 바탕으로 한 '동춘당의 봄-호연재'로 우리춤의 참된 숨결을 담고있는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수십 명의 단원들이 함께 호흡을 맞춰 아름다운 라인을 만들어냈다.
끝으로 6막 '평화와 축제의 춤-화관무'는 궁중무용의 전통형식을 갖춘 화관무와 무고무로 웅장하고 화려하게 펼쳐졌다.
대극장 무대를 아름답게 수놓은 화관무는 모든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고, 공연이 끝나자 기립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번 공연으로 대전시립무용단은 지역의 한 무용단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단체로 중국 관객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됐다.
정해훈 북방권 교류협의회 이사장은 “시작무대의 웅장함과 끝 무대의 화려한 장관은 지역문화적 배경을 확실하게 표현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앞으로도 교류관계가 잘 이루어져 문화예술도시 대전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시안=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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