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재동 충남대 명예교수 |
대전시가 그동안 학계와 문화계·종교계 등에 의해서 대전지역의 문화재를 발굴·조사하고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해 문화산업과 관광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생활에 이바지해 온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간에 개발·보고된 대전지방의 문화재는 대강 국가지정 보물 4점, 사적 1점, 대전시 지정 문화재 50점, 기념물 41점, 민속자료 2점, 문화재자료 50점, 문화재청에 등록된 문화재 16점 그리고 비지정 문화재 850점 등 1014점을 헤아리게 되었다(이전오 편저, 한밭의 지정문화재, 비지정문화재 대전문화역사진흥회, 2009 참조). 나아가 대전시 관광문화재부서에서 대전시관광협회와 제휴해 문화해설사를 두어 7개 권역에 걸쳐 매일 문화재를 해설·선양하고 있다.
그런데 적어도 대전시에서 이런 정도로 문화재를 파악하고 선양하는 데에서 만족하고 자만할 것인가. 지금 문화적 첨단시대에 처해 이웃한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물론 국내의 다른 시도의 사례와 비교하면 대전시의 문화산업·관광산업은 너무도 저조하고 낙후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것은 새로운 문화시대, 문화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대전시민으로서는 아주 심각한 문제라 하겠다. 이것은 대전시 문화 당국뿐만 아니라 문화시민을 자처하는 대전시민 전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될 시급한 당면과제다.
우선 우리는 대전 지역 향토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때다. 본고향이 어디든지 대전시민이라면 누구나 유구하고 광범한 이 문화재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평가하고 애호·선양하는 사명을 절감·실천해야 된다. 우리의 기층문화, 풀뿌리 문화재는 어느 시도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는 게 실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시내와 인근 산야에 산재한 모든 문화재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다지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문화의식을 가지고 이미 지정·정리된 문화재를 재확인하고 새로운 문화재를 발굴·조사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된다. 주말이나 어떤 여가에 등산이나 건강운동을 겸해 사진기와 필기도구를 갖고 문화재 발굴·보존과 애호·선양의 역군이 되어 그 현장으로 나서야 한다. 이러한 문화적 풍토와 분위기가 문화를 통한 행복한 생활을 보장하고 우리 문화의 계승·발전에 이바지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향토문화와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전시 문화당국이 이미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는 문화단체나 문화재 전문가들과 협력해 조직적으로 시민들을 이끌어야 한다. 우리 문화시민의 행복한 생활을 보장하는 시정의 중요 시책으로 대전문화를 위한 시민단체를 후원·선도하라는 것이다. 그동안의 새마을 운동보다 선진하고 차원 높은 '우리 문화운동'이 문화복지사업의 일환이면서 자치적 봉사활동으로 전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전체적으로는 우리 문화시민 모두가 커다란 문화단체로 조직되고 개별적으로는 향토문화를 발굴·공부하는 문화재 전문가요, 문화해설사로서 자처하고 그 권리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마침내 대전시의 문화재는 시민문화로 계승·발전되어 생활화됨으로써 우리 시민들의 진정한 행복을 확보해 줄 것이 분명해진다. 나아가 우리 모두는 문화로써 행복한 시민이 되어 '대전사랑'의 사회적 미덕을 발휘하고 참다운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데에 적극 동참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대전시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시대적 요청과 사명에 따른 시민문화운동을 전개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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