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 옛말… '착한 가격'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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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게 비지떡 옛말… '착한 가격' 뜬다

20~30대 여성 저가화장품 인기… 명품 브랜드 가격 3분의 1 수준 3000원대 편의점 도시락도 '불티' 16만원대 LCD TV까지 등장

  • 승인 2011-11-20 13:11
  • 신문게재 2011-11-21 12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저렴이 열풍' 확 바뀐 소비패턴>

최근 한 케이블 채널에서 진행하는 화장품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고가의 해외 브랜드 화장품을 제치고 번번이 저가 화장품이 1위를 차지하면서 품질좋은 저가 상품, 일명 '저렴이' 열풍이 불고 있다. '싼 게 비지떡'이라며 브랜드, 명품을 선호하던 소비 패턴이 고물가 시대와 오랜 청년 실업과 불황을 겪으면서 외식, 가전제품 전반으로 '저렴이' 열풍을 몰고 온 것이다.
<편집자 주>

▲화장품에 분 '저렴이 열풍'=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명품브랜드의 인기 제품을 베낀 저가 화장품의 '저렴이' 제품이 뜨고 있다. 케이블 방송에서 1위에 선정되면 다음날 이미 완판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근 들어서는 각 블로그 마다 유명 브랜드 제품과 저렴이 제품들을 비교 설명하는 글들이 대거 올라오면서 지갑이 얇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저렴이 제품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발색이나 효과는 고가 브랜드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는 것.

연예인 립스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슈에무라의 '루즈 언리미티드' 제품의 저렴이로 평가받는 토니모리의 '프레스티지 크리스탈 립스틱'은 투명 용기 디자인까지 비슷하지만, 가격은 3만2000원과 8800원으로 3배 이상 차이난다.

색감과 발색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베네피트 단델리온 블러셔(12g)의 경우 가격이 4만2000원이지만, 거의 유사한 제품으로 평가받는 네이처리퍼블릭 샤인 블라썸(10g)의 경우 6900원으로 6배나 저렴하다.

에스티로더 더블웨어 스테이 인 플레이스 메이크업 파운데이션(30㎖)의 저렴이로 꼽히는 미샤M 시그너처 래디언스 파운데이션은 비슷한 커버력과 촉촉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지만 가격은 3분의 1수준. 랑콤 옹브르 압솔뤼 레디언트 스무딩 아이섀도는 3만원이지만, 저렴이 제품으로 손꼽히는 아리따운의 아이퍼펙션은 6분의 1 수준으로 비슷한 발색과 지속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샤넬 이니미터블 워터프루프 마스카라는 4만2000원에 판매중이지만 에뛰드하우스 프루프 10 방수카라는 1만원이다.

직장인 최자연(27)씨는 “저가 화장품들의 경우 때때로 세일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이 기간만 잘 이용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며 “입소문이 난 저가 화장품들의 경우 발색이나 색감이 고가화장품들과 큰 차이가 없어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외식도 저렴이 열풍=올초부터 계속된 각종 식재료 등의 물가 상승으로 저렴한 외식 상품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편의점의 상품 판매량 가운데, 전주비빔 삼각김밥과 소불고기 도시락 등 저렴한 먹을거리 상품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세븐일레븐의 올 상반기 판매량 20위권 상품 가운데, 16개(80%) 상품은 1000원 이하 먹거리로 집계됐다. 비싼 식당 점심보다 편의점 도시락 선호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8.1% 늘었다.

GS25 역시 올 상반기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 보광훼미리마트는 73.3% 늘었다.

이렇게 편의점 도시락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국내산 쌀과 돼지고기, 신안 천일염 등 고급 재료를 사용하면서 3000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 것이 이유로 풀이된다.

라면과 삼각 김밥에서 벗어나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특별 메뉴 반찬이나, 생선가스와 치킨, 떡갈비 등 메뉴를 다양화한 것도 한 이유다.

직장인 고진규(33)씨는 “메뉴가 생각보다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요즘에는 일주일에 두서너번은 인근 편의점 도시락을 사다 먹는다”면서 “몇천원씩 오른 점심값이 부담인 것도 한 이유지만, 내용물도 인근 식당과 큰 차이가 없어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전자제품도 저렴이=이마트 TV의 매진 여파가 저가형 디지털TV 열풍을 몰고 왔다.

11번가는 32인치 HD LCD TV를 29만9000원에 판매하면서 판매 4일만에 150대를 팔았다. 인터파크도 국산 23인치 LCD TV를 21만원대, 20인치 LCD TV를 16만원대에 팔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저가TV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내년 말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면서 디지털TV로 교체하려는 대체 수요와 함께 이마트 TV의 성공으로 성능만 복잡한 값비싼 TV보다는 단순 기능의 값싼 TV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내년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면서 독신가구나 자녀 학습용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값싼 TV를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고가 TV의 경우 다양한 기능이 많지만, 오히려 이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소비자들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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