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떠나보내고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긴 시간이 무색하게도 우리는 아직 네가 안타깝고 많이 그립구나.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아들이요, 형제요, 친구인 정우야.
1년 전 온 국민을 경악시켰던 참사와 너의 희생을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밤낮으로 너의 의무를 다하던 연평도에 북한의 포격이 자행되었을 때, 온 국민은 공포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우리 군은 조국수호의 사명으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끝까지 국가에 헌신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너의 동료들이 상처 입고 희생당했다. 그 희생과 아픔을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포탄이 날아드는 부대로 뛰어 돌아가던 의롭고 용기 있는 너를 우리가 어떻게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겠니.
단국 2만 학우의 소중한 벗 정우야.
너는 따뜻하고 열정적이며 고마운 친구였다. 신입생 때부터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정진하던 성실한 친구였고, 넉넉지 않음에도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 봉사하며 가슴으로 울어주던 따뜻한 친구였다. 학업에도, 동아리 활동에도 네가 맡은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옳은 길을 걷고자 노력하던 성실한 친구였다. 전역을 목전에 두고 학교로 돌아와 마음껏 꿈을 펼치고자 했던 네가 그렇게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날 줄이야. 네가 있어야 할 강의실에도, 의로운 검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던 고시반 책상에도, 오색 빛으로 물든 안서호반의 교정에도, 네가 있어야 할 이곳에서 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음에 목이 메어온다.
지난 1월 너의 부모님께서 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하셨다. 네 어머니는 “엄마,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다니기 힘든 친구들이 많아요. 나중에 성공해서 꼭 도와주고 싶어요”라고 말하던 네 모습을 회상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셨다. 사무치는 그리움과 안타까움 속에 자식을 가슴에 묻고, 그 친구들을 위해 써 달라며 장학금을 주시던 너의 부모님의 모습에 우리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너를 대신해 명예졸업장을 받으며 오열하시던 부모님을 떠올려 보며, 분단 조국의 현실이 너무나도 원통하고 서글프구나.
보고 싶은 정우야,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열심히 살아오던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를 생각하니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함께 수학하며 그 꿈을 키워 가야 할 이곳에 이제는 너의 꿈만 남아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는구나. 비록 너와 함께 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너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네가 못 이룬 꿈까지 너를 위해 이루리라 다짐한다. 다시는 너와 같은 안타까운 희생자가 생기지 않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이다.
정우야, 세상에서의 아픔과 슬픔은 모두 잊고 하늘에서 평안하기를 바란다.
그리운 정우야, 그 먼 나라에서 부디 행복하기를 간절하게 빈다.
류정무·단국대학교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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