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어린 영혼 상처 입힌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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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린 영혼 상처 입힌 유치원

  • 승인 2011-11-16 19:12
  • 신문게재 2011-11-17 21면
대전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5살 원생의 손을 묶어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실 뒤에 세워놓았다는 제보가 들어와 시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피해 원생 어머니가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 따르면 이 유치원의 보조교사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그 같은 벌을 줬다는 것이다. 손을 테이프로 묶인 채 친구들의 뒤통수를 보고 서있었을 아이가 마음에 입을 상처는 조금치도 헤아려보지 않았을 것이다.

천안에서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가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이가 울 때마다 장롱에 가두다 경찰에 입건돼 국민의 분노를 산 게 지난달의 일이다.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가혹행위 소식이 터져 나올 때마다 우리 아이도 그렇게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에 떤다. 문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가혹행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아교육 현장에서 빈발하는 학대·가혹행위를 보면 과연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키우는 사회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학교에 들어가기 이전 즉 유아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 가정이 찾아보기 힘들다. 유아교육은 짧게는 유아의 인지, 사회, 정서, 신체 등의 발달을 이끌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론 인생에서 성공의 열쇠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아들이 밝게 커가도록 교육하고 보살피는 일이 유아 교사들의 책무요 사명이다. 유치원 교사는 이처럼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또 '함께 놀아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교사가 풀잎 같은 아이들에게 말을 듣지 않는다고 벌을 세우고, 떠든다고 호통 치고 하면 아이들이 느낄 스트레스가 어떻겠는가. 아무리 교육적 체벌이라 하더라도 정도껏이다. 정도를 넘어서면 교육이 아니라 가혹행위다. 아이들에 대한 가혹행위는 마음과 인격형성에 큰 상처를 입히는 범죄다. 가혹행위를 당한 아이는 밝고 건강하게 커나갈 수 없다.

시교육청은 이번 도 넘은 행위의 실상부터 낱낱이 밝혀야 한다. 문제가 드러나면 보조교사와 해당 유치원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그래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마음에 고통이나 두려움을 심어주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겠는가. 부모들의 우려를 씻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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