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웰빙 열풍으로 자전거 출퇴근족도 있고 여가시간을 이용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요즘, 그만큼 버려지고 방치된 자전거도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폐자전거를 수거해 깨끗하게 수리도 하고 멋지게 도색도 해서 새 자전거 못지않게 재탄생시켜 판매하는 곳이 있다.
서구 가장동에 위치한 '행복자전거'의 작업장. 말끔하게 수리된 재생 자전거들은 새 자전거처럼 산뜻한 색으로 칠해져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폐자전거를 수거하고 수리하고 또 재탄생시키는 이들은 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이하 서구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행복자전거' 직원들이다.
▲ 휘어진 바퀴에 안장도 없이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폐자전거가 새 자전거처럼 말끔하게 재생된 걸 보면서 마음도 새롭게 정비된다는 '행복자전거' 직원들.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타려면 페달을 열심히 밟아야 하듯이 오늘도 폐자전거를 고치고, 색칠하고, 서로를 이끌어주며 행복페달을 밟아 나가고 있다. |
서구자활센터 구장완(45) 센터장의 말이다. 지역민들이 함께 일하면서 잃었던 자신감과 자긍심을 찾고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서구자활센터는 지역민들 스스로가 살맛나는 지역공동체, 노동공동체를 이루게 하기 위해 도와주고 있는데, '행복자전거' 역시 서구자활센터의 지원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행복자전거' 사업은 자전거 열풍으로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늘어났지만 자전거 수리점은 손에 꼽을 정도였던 당시에 구 센터장이 자전거 전문 수리인력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2009년 가장동에 작업장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행복자전거' 김성수(54) 팀장은 “60명의 직원을 거느렸던 회사 대표였다가 사업에 실패한 후, 하는 일마다 안 돼서 자신감을 많이 잃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서구자활센터에 와서 자전거정비자격증도 따고 '행복자전거'에서 3년 정도 일하면서 사업이 자리잡아가는 걸 보니까 기쁩니다. 13명의 직원들 모두 신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 있지요”라고 말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수리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행복자전거'에서 리폼된 모든 자전거에는 수리한 직원의 이름이 붙어있다고 하는데, 한번씩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자전거를 고치고, 닦고, 색칠한다고 한다. 폐자전거 수거와 수리, 재생판매 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유·무상 수리도 해주고, 자전거 안전수칙도 전파하고 있는 '행복자전거' 직원들, 이들은 자전거를 재생시키면서 스스로의 삶 역시 갈고, 닦고, 색을 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전거가 간단하게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60여 가지 부품을 달달 외워야 수리가 가능합니다. 어렵고 힘들기도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긍심으로 일하고 있고요. 보람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김 팀장. 실패를 딛고 다시금 세상을 향해 달리는 이들이 만든 자전거는 분명 행복을 나눠주는 행복자전거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의 ‘행복자전거’는?
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활근로사업으로 저소득층 지역민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지역공동체 성격을 띤 사업장이다.
지금은 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는 자활근로의 형태지만 사업이 안정화되면 자활공동체로 인증 받고 자활센터에서 독립해 하나의 사업체(법인)로 자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대전 서구 녹색자전거 수리와 서구 주민센터 이동수리를 비롯해 대전시내 아파트 이동수리와 폐자전거 수거와 리폼 판매를 주로 하고 있는 ‘행복자전거’는 내년에는 리폼자전거 판매전문매장 오픈 계획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의 공공시설, 즉 공원이나 광장, 천변둔치에 자전거 무료 대여, 수리센터 설립이라는 희망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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