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중심 맞춤형 정책… 성장동력 스스로 찾게 도와

마을중심 맞춤형 정책… 성장동력 스스로 찾게 도와

일반·희망새싹·희망꽃·희망열매… 4개 유형별로 마을 구분해 지원 道 4544곳 중 70% '일반마을' 2020년까지 희망 마을로 개선

  • 승인 2011-11-16 14:23
  • 신문게재 2011-11-17 9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충남도 '살기좋은 희망 마을만들기' 사업

▲ 아산 외암민속마을 전경
▲ 아산 외암민속마을 전경

충남도가 미래 농어민, 농어촌, 농어업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3농혁신에 농어민의 관심이 높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추진된 각종 사업들이 종합적인 계획 아래 펼쳐져 농어업 현실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농민들이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인 마을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지만 기대와 함께 여러 의문도 제기된다. 살기좋은 희망 마을이라는 개념이 매우 추상적인데다 그동안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충남도가 추진하려고 하는 '살기좋은 희망 마을만들기'사업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편집자 주>

#금산 진산면 오항리는 8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주민 모두 7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이들이 바라는 살기좋은 으리으리한 건물이 즐비한 곳이 아니다. 이들에게 마을은 자녀와 손자들이 명절은 물론이고 자주 찾아와 쉴 수 있는 공간이면 된다. 당장 소득을 늘려줄 수 있는 지원도 필요치 않다. 때문에 노후된 주택과 불편한 화장실 시설 등을 고치고 마을 회관 근처에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휴양시설 등만 갖춰지면 살기좋은 마을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홍성 구항면은 전통문화가 잘 보존돼 있고 자연 경관이 수려해 체험마을로 인기가 높다. 도시민의 자연스런 유입은 마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줬다. 또 최근 3년 동안은 귀농인구가 100명이나 늘어날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소득원이 다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밭작물 재배 등을 주로 하지만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마을이 살기좋고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소득원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위 두 마을의 사례처럼 마을 주민이 바라는 살기좋은 마을은 저마다 다르다.

한편에서는 농축수산물의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농어촌을 1,2,3차 산업을 포괄한 6차 산업의 전진기지로 조성하길 희망한다. 한편에서는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와 함께 여가공간으로도 개념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공간을 꿈꾼다. 또 이를 활용하기 위한 마을 주민들의 시선도 제각각이다. 이를 위해 충남도는 생산기반 시설을 확충하거나 농어민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위주의 단순 지원 사업 대신 농어촌이 지역에 맞는 성장 동력을 스스로 발굴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내도록하는 정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주민 중심의 경제, 문화, 복지, 환경, 교육 등 맞춤형 마을 만들기 정책을 펼쳐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로 복원한다는 것이다.

도는 우선 마을별 자원과 주민의 발전 역량 진단을 통해 마을 수준을 확인, 분류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지원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행정 구역상 도내 리 단위의 마을 4544곳을 조사해 4개 유형별로 구분할 방침이다.

조사를 통해 마을 개선에 관심이 적고, 역량이 미흡한 마을을 '일반마을', 마을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소규모 사업추진을 희망하는 마을을 '희망새싹 마을', 마을발전을 위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연계 사업을 병행하고자 하는 마을을 '희망 꽃 마을', 마을 개선의지가 형성돼 있지만 추가로 활성화 사업을 희망하는 마을을 '희망 열매 마을'로 구분한다.

도는 현재 수준으로는 전체 마을의 70%(3128마을)가 일반 마을일 것으로 추정하고 1단계로 오는 2014년까지 일반 마을 856곳을 희망마을로 만들어 일반마을의 비중을 50%로 줄일 계획이다.

또 2단계로 오는 2020년까지는 도내 마을 전체를 희망 마을로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를 위해 100~500가구 정도의 마을을 시범대상지로 선정, 육성해 충남형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모델을 확산시켜나가고 도시민의 농어촌 유입을 유도해 인적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안병직 농촌개발과장은 “농촌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공간 중심의 마을만들기를 사람과 공동체 중심으로 확대해, 생산과 정주, 여가의 모든 기능이 활성화하는 마을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마을 주민 스스로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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