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성공사례도 '주민의지'가 원동력

동유럽 성공사례도 '주민의지'가 원동력

  • 승인 2011-11-16 14:23
  • 신문게재 2011-11-17 9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충남도 '살기좋은 희망 마을만들기' 사업

▲ 이준우 충남도의회 의원
▲ 이준우 충남도의회 의원
지난 10월 21일부터 10일간의 일정으로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3개국의 농업 현장을 다녀왔다.

3개국 모두가 그렇듯이 도심지를 벗어나면 가도가도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농경지 면적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각 나라마다 다르지만 농가당 농지 소유면적이 비교적 적다는 헝가리와 오스트리아가 15~18ha 수준이며 체코의 경우는 무려 150ha라니 우리 도내 평균 1.54ha에 비하면 규모면에서는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는다. 식량자급률 또한 헝가리 154%, 체코 198%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25.3%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농업부분에서는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었다.

체코의 경우 대규모 농지 소유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저생산성과 국민의 3%에 불과한 농업인수가 발목을 잡았고, 농업천국이라는 오스트리아의 경우에도 농촌개발 소외지역이 있는가 하면 젊은이들의 이농현상이 두드러져 지역 스스로의 자구책으로 성공한 사례들이 주목받았다.

체코는 광활한 농지규모를 소유했음에도 EU가입 및 WTO 개방과 함께 농업부문에서 결정타의 손실을 입으면서 오히려 그 여건을 잘 활용하여 곡물과 낙농 부문에서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었다. 최근 농업인구가 점차 증가한다는 통계가 이를 반증한다.

오스트리아 '귀싱 마을'은 당시 경계가 사회주의 국가 헝가리와 접해있던 관계로 산업화에서 철저히 소외돼 20년전 국내에서 '가장 못사는 지방'이라는 오명으로 모두가 떠나는 지역으로 이름나 있었다. 보다 못한 주민들은 사람들이 다시찾는 생태마을로의 전환을 꿈꾼다. 화석연료로부터의 완전 독립을 선언하고 주위 풍부한 산림자원을 이용한 소각발전소를 건립하여 바이오디젤 200%, 열 98%, 전기 140%를 충당하고 남은 에너지는 인근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이런 여건이 조성되자 중소에너지 기업과 유럽 유수의 연구원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4000명의 작은 마을에 1,2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매주 500여명의 관광객도 다녀가고 있다.

또 있다. 잘츠브르크에서 남쪽으로 1시간쯤 가면 인구 3000명의 작은 '레오강'이라는 마을이 나온다. 레오강은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도 1990년대 초반까지 이를 소득증대와 연결시키지 못했다. 산 중턱에 초원이 멋지게 펼쳐져 있었지만 여름철 이곳을 찾는 도시민은 그다지 없었을 뿐더러 마을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빠져 나가 매년 인구는 줄어 들었다. 이 지역 주민들 또한 아이디어 회의에서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산악자전거 전용공간, 친환경 농축산물 판매소, 농가민박 유치를 통하여 이제 년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데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동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지역과 비교될 수 없는 점도 있지만 반면 일조량 부족, 산악지역 등 불리한 여건에 대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자구책을 통하여 극복해 나가고 있다. 잘사는 마을을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도움만이 아니라 지역주민 스스로 일어서려는 노력과 행동이 중요하다는 일면을 깨우쳐 준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대규모 토지에 씨를 뿌리고 낱알이 익으면 기계로 수확하는 단순 농업에 비해 우리 농업인들은 그들과 비교되지 않는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원예작물 하나만 보더라로 종자에서부터 묘파종, 비배, 일조, 사양관리 등 어느 것 하나 뒤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농부들 만큼 과일, 채소를 잘 가꾸는 나라가 몇이나 되는가. 그런 것이 우리가 그들과 경쟁하여 이길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들 나라를 부러워만 할것이 아니라 우리 나름의 자구책을 스스로 찾아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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