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집행부 소통부재 '파열음'

李 지사 “포괄적 질문은 규칙 위배” 답변거부 초유사태 의회사무처 운영미숙 눈살… 내달 16일 2차본회의 개회

충북도의회가 집행부와의 소통의 부재와 운영 미숙으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

15일 충북도의회는 제305회 정례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출석시킨 가운데 도정 질문을 벌일 계획이었지만 이 지사가 도의회 회의 규칙에 위배된다며 답변을 거부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 지사는 도정 질문에 나선 김양희(한나라·비례대표) 의원에게 “회의 규칙에 의거해 충분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질문 요지를 받아야 했지만 질문 요지가 너무 포괄적이어서 이에 대한 답변을 준비할 수 없었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도의회 회의 규칙 73조의 2(도정에 대한 질문) ②항에 따르면 '질문하고자 하는 도의원은 미리 질문 요지와 소요 시간을 기재한 질문 요지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의장은 늦어도 질문일 본회의 개회시간 4일 전까지 도지사와 교육감에게 도달되도록 송부해야 하며, 도지사와 교육감은 답변일 본회의 개회시간 2일 전까지 의장에게 답변 요지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미 행정문화위(위원장 최병윤, 민주·음성1) 전문위원실을 거쳐 의회 사무처에 질문 요지서를 접수시켜 놓은 만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사전에 의원에게 통보해 질문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박문희(민주, 청원1) 도의회운영위원장은 “오늘 아침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전체 의원 11명 가운데 10명이 이 같은 포괄적 내용으로 질문을 하는 것은 우리가 정해 놓은 규칙을 우리 스스로 깨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또한, “정무부지사도 도의회와 집행부 사이의 문제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집행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나서 지난 회기 도정 질문 실수에 대한 사과와 의장의 도의회 운영을 문제 삼는 등 혼란을 빚었다.

회의를 진행한 김형근 도의회의장이 “정확한 질문 요지를 마련해 12월 16일 2차 본회의에서 답변을 듣는게 좋겠다”며 도정 질문 의사 진행을 중단했다.

결국, 도의회가 집행부와의 소통의 부재와 보좌해야 할 의원에 대한 관심과 운영 미숙으로 도민들로부터 비난을 자초한 꼴이 됐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청주=박근주 기자 springk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