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
최근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0월말 정부는 청년실업률이 6.3%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수많은 정책 발표와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고용 없는 성장 심화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힘들어지고 장기간 지속되는 경기침체도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80%에 이르는 높은 대학진학률로 인해 교육수준에 맞는 일자리가 충분치 않고 해외연수 등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입맛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고집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다 고학력 청년실업자들의 눈높이에 중소기업의 제반환경이 따르지 못하면서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미스 매치' 현상도 한 몫하고 있다.
특히 우리 지역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기업규모도 대부분 영세하며 고용 없는 성장산업구조로 되어 있어 고용을 크게 확대할 수 없는 불리한 취업환경을 갖고 있다.
고학력 청년실업문제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에만 무한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입맛에 맞는 일자리만 찾는 취업준비생들의 소극적인 취업준비 노력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눈높이를 한 단계 낮추고 취업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 높은 스펙을 쌓고 입맛에 맞는 일자리만 고집한다면 취업의 길은 점점 멀어질 것이다. 지역 대학들도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개설하고 인턴십 등 산학특성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교과과정도 산업현장 적합도 등을 고려해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학력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과감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우수중소기업을 발굴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청년구직자를 연결할 수 있는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지역 중소기업의 고용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고학력 청년실업자를 고용할 경우 세액감면, 임금보전 등 신규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시켜 주고 지자체 지원사업 우선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셋째, 지역 청년창업자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나 자금지원 규모가 적고 청년창업자의 경험부족과 창업 실패시 신용과 금융상의 위험부담 등으로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필자가 최근 베트남 호찌민 한국상품 전시회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일부 지자체가 '청년창업사관학교'라는 부스명으로 전시회에 참가한 경우를 목격했다. 청년창업자들은 보유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화해서 제품 생산에만 주력하고 지자체는 판로개척을 적극 지원해 자립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지자체는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보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
끝으로 지역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면 지자체와 중소기업, 고학력 졸업자들이 함께 참가하는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해 지역 중소기업에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한다면 구인난과 구직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역 중소기업의 일자리 니즈와 채용규모를 면밀히 파악하고 분야별로 취업전문과정을 개설해 이수자들을 지역의 해당 중소기업에 취업시키는 인력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성공사례로 한국무역협회의 무역아카데미에서는 고학력 대졸자를 대상으로 9개월의 무역마스터과정을 운영해 이수자의 90% 이상을 중견기업과 대기업에 취업시키는 취업지원시스템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역 중소기업들도 구인난만 토로할 것이 아니라 우수한 지역 인재들을 흡수하기 위한 합리적인 경영환경과 우수한 복지제도를 갖추어 지역의 고학력 졸업자들이 우리 지역에 남아 중소기업 발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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