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엑스포과학공원과 컨벤션뷰로의 법인통합으로 출범한 대전마케팅공사 초대 사장에 채훈(62·사진)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부사장이 취임했다.
채훈 사장은 KOTRA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화 전시 및 컨벤션 등 대전을 마케팅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엑스포 재창조의 경우 만년 적자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수익사업 의존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특수영상기술 영화제 등 마이스(MICE)산업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채훈 사장으로부터 대전마케팅공사의 운영방향 및 비전, 마이스산업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앞으로 3년간 대전마케팅공사를 이끌게 됐는데, 소감은.
▲ 채훈 사장 |
어쨌든 생면부지의 나를 오로지 경력과 전문성만 믿고 사장으로 기용해 준 대전시장과 임원추천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제는 공직에서 봉사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염홍철 대전시장이 어떤 부분에 기대를 걸고 사장 자리에 낙점했다고 보는가.
▲기대라기보다는 남들한테 공정하게 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는 인상을 받았다. 언론에서 대전시 산하기관장에 대한 지적이 있어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결국은 국제화 전시 및 컨벤션 업무에 대해 국제화·대형화하고 KOTRA 해외조직을 활용하라는 뜻에서 기용한 것으로 생각한다.
-30년간 KOTRA에서 근무해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자신을 소개한다면.
▲대전을 소개하고 알리는 대전마케팅을 책임지는 중책이지만,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고 자신을 소개하라니 좀 어색하다.
서울에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해서 1975년 ROTC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후 그해 KOTRA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05년 부사장으로 임기만료 퇴임할 때까지 30년간 KOTRA에서 봉직했다. KOTRA 퇴임 후 그해 8월 법무법인 리인터내셔날의 무역투자연구원장으로 2년간 재직했고, 2007년 9월 충남도에서 공모한 정무부지사(경제, 통상, 외자유치)에 선임되어 2009년 11월까지 2년 3개월간 근무했다.
그간 주로 통상 진흥분야에서 근무했고, 해외에서는 워싱턴, 브뤼셀,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미, 한-유럽간 무역진흥 및 유럽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일을 했다.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경험이 있으나 지역 출신이 아니라는 약점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다. 우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시대에 살고 있고 그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물론, 국가나 지방정부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제는 심지어 공무원도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고 지방의회 같은 데도 외국인이 진출하고 있다. 민간기업에는 외국인 CEO도 많이 있다. 하물며 타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인구 150만명의 광역시에서 그게 핸디캡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충남도 정무부지사로 있었고 또 대전에서 살았기 때문에 타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엑스포과학공원과 컨벤션뷰로의 통합형태로 탄생했는데, 조직원간 불협화음에 대한 해결 복안은.
▲엑스포과학공원과 대전컨벤션센터라는 두 개의 조직은 일단 법률적 위치부터가 달랐다. 엑스포공원은 '지방공사'형태였고 대전컨벤션센터는 '재단법인'이었다. 법률적 성격도 다르고 하던 일도 다른 두 기관이 합쳐진 것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대전을 글로벌 도시로 육성해서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많은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들이 오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상호보완적인 통합으로 바람직한 통합이라고 본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두 조직의 통합이 물리적 통합이 아닌 화학적 통합이 돼야 하며 정말 이제부터는 어느 누구도 과거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갈등문제는 창립 멤버로서 동료 의식을 갖고 어디 출신을 떠나 같은 배에 탄 동료의식을 갖고 일해 달라고 했다.
-대전마케팅공사의 운영방향과 비전을 밝혀 달라.
▲우리 공사는 현재 1실 2본부 9개 팀이다. 원래 팀제라는 것은 여건의 변화나 업무량의 변동에 따라 생성과 소멸, 확대와 축소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팀제의 특성을 십분 살려서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그다음에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문제다. 가급적 기존 인력의 전문성을 살릴 것이다.
또 수시로 전문기관 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직원 스스로가 담당분야에서 만큼은 진정한 프로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자기계발에 힘쓰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 할 것이 마케팅공사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현재 마케팅공사가 목표하는 바는 '글로벌 대전의 구현'이다. 과학공원 활성화도 마이스산업 발전도 우리 직원들이 하는 일이고, 이러한 비전 제시를 통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목표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우리는 '글로벌 대전의 구현'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파라마운트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파라마운트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 중이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중요사업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업파트너가 바뀌고 사업타당성 결과도 연말로 연기됐다고 들었다. 지금 과학공원은 HD드라마타운이 국비사업으로 확정됐다. 한편으론 엑스포재창조 프로젝트와 파라마운트 프로젝트까지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사업들이 서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전의 백년대계를 바꿀 수도 있는 중요사업에 대해선 신중에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첫 기자간담회 때 잠깐 언급한 대로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
-공기업이 가져야 할 공익과 수익의 추구 방안은.
▲엑스포과학공원을 보면 그동안 국민이나 시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그러니 적자는 쌓이고 시설은 노후화 됐다. 재정의존도는 높아지고 정말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지금 시와 긴밀히 협의 중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해결 과제의 핵심이다. 적자가 나지 않고 흑자를 내야만 흑자난 돈을 재투자할 수 있다. 적자의 악순환은 오히려 공익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흑자가 실현될 때 재투자를 통한 공익목적을 이룰 수 있다.
-꿈돌이랜드와 웨딩홀 등 입주업체와 협의 문제가 남았다.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꿈돌이랜드가 운영 적자를 이유로 수년간 지료를 내지 않아 이미 법원으로부터 55억원을 납부토록 판결을 받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돌이랜드의 경영악화를 감안해 3년간 지료감면을 해줬는데 감면기간이 끝난 지난 해 4월부터 또다시 지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고 현재는 전기요금도 밀려 있다.
웨딩홀 문제는 웨딩홀의 계약기간 종료 후에도 웨딩홀의 관련 시설인 식당의 계약기간이 남아있고 초기투자비가 많았음을 근거로 계약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소송이 있었다. 현재 법원에서 화해결정을 내려 당초 7년 연장을 주장했던 업체와 식당과 계약기간을 맞추기 위해 2년 연장을 주장했던 공사 측과 절충안으로 법원에서 4년 연장을 결정했다. 그래서 이사회와 대전시 협의를 거쳐 슬기롭게 처리할 계획이다.
-대전시의 역점사업인 마이스(MICE)산업과 마케팅공사 활성화를 위한 구상을 밝혀달라.
▲마이스 산업하면 요즘 굴뚝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대전의 경우 현재의 인프라로는 한계가 있다. 국제규모의 전시회를 개최하기에는 전시면적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2만㎡는 돼야 하는데 지금 대전의 형편은 5000㎡ 정도 밖에 안된다.
그래서 지난달 말 KOTRA로부터 무역전시관 매입계약을 해서 이제 곧 소유권이 넘어 온다. 그 무역전시관 부지에 중대형 규모의 전시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컨벤션센터와 통합하고 연계해서 대규모 전시회도 개최하고 관련 컨벤션도 유치할 계획이다.
그리고 특수영상기술 영화제를 개최한다든가, 필름마켓, 공연산업 활성화와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의료관광과 같은 신 부가가치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치료, 진료, 관광과 휴양, 요양지 개발을 통해 웰빙 건강산업으로 육성된다면 자연히 마이스 산업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시민들과 직원들에게 당부할 사항이 있다면.
▲도시브랜드는 하나하나를 모방할 수는 있지만, 도시를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브랜드는 모방할 수 없다. 대전만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강력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대전마케팅공사가 과학공원과 마이스산업, 축제이벤트, 대전이 보유한 관광자원을 도시홍보와 적극 연계해 지속 가능한 개발, 즉 미래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면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개발이 되도록 할 것이다.
매사에 그렇듯 첫단추가 잘 끼워져야 그다음 일이 순조롭다고 한다. 시민들이 마케팅공사를 성원해 주시고 엑스포과학공원과 대전컨벤션센터를 많이 사랑해 줬으면 한다. 그리고 사계절 항상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과 축제 이벤트를 개발해 운
영할 것이다. '글로벌 대전의 실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대담=김덕기 부장·시청팀장·정리=박태구·사진=이민희 기자
●채훈 사장은?
출생:1950년 서울 학력:경기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공업교육학 전공, 공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국가정책과정 전공), 헬싱키 국제경영대학원(국제경영전공, MBA) 경력:KOTRA 부사장, 무역투자연구원장, 충남도 정무부지사, 삼영기업(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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