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당일인 10일 대전지역에서는 재수생으로 보이는 수험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재수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죽고 싶다'는 메모가 발견됨에 따라 시험 중압감 때문에 투신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한다. 해마다 수능 전후로 꽃 같은 청춘들의 자살사태가 벌어지곤 했는데 이 보도를 보면서 우려했던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시험 준비에 극도로 신경이 예민한 수험생들이 수능시험 성적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같은 점으로 인해 수능 이후가 수험생들에게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게 된다.
수능은 인생의 첫 출발에 불과하다는 게 기성세대가 들려주고 싶은 대목이다. 수능은 대학으로 가는 관문을 하나 통과하는 것일 뿐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을 진학하고 나서는 물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그리고 고령화시대의 먼 인생항로를 가야 하는 지금의 수험생들로서는 수능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수능시험은 과정일 뿐 결과의 전부가 아니다. 수능 성적에 절망하기에는 만회할 시간이 너무도 길게 남아 있음을 수험생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수험생들이 좌절감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와 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수능 이후 자칫 해이해지기 쉬운 수험생들에게 적절한 진학지도는 물론 이들에게 인생의 조언을 들려주는 멘토로서의 역할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각급 학교와 사회단체가 수험생들을 돌보는 행사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기를 촉구해 본다. 지금은 성공한 많은 이들의 과거가 실패로 점철돼 있다는 점을 수험생들은 눈여겨봐야 할 시점이다. 수험생 모두 끝까지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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