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돼 영역별 원점수가 상승할 전망이지만 언어와 수리 가형에서 다소 난이도 높은 문제가 출제돼 상당수 학생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또 지난해보다 쉬운 수능으로 인해 정시모집에서 상위권 학생들의 동점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 발빠른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을 노리기 위해 논술 등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13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수능이 지난해보다는 쉽게 출제됐지만 11일 가채점한 수험생 상당수는 생각보다 점수가 나오지 않아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수험생 김모(19)군은 “외국어는 상당히 쉬웠지만 언어나 수리 가형은 생각보다 어려운 느낌을 받았다”며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지만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워 상당수 수험생이 혼란을 겪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수험생 강모(19)군은 “일부 까다로운 문제가 있었지만 지난해보다는 전반적으로 평이했던 것 같다”며 “쉬운 수능으로 인해 많은 동점자가 나올 것으로 보여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1~2문제의 실수 여부에 따라 당락이 엇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수능으로 인해 중위권과 상위권, 최상위권 모두 극심한 눈치작전과 더불어 진학담당 교사들도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학원가 관계자는 “수능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지난해보다 원점수 기준으로 대학의 합격선이 대부분 상승할 전망”이라며 “해마다 반복되는 것이지만 올해는 눈치작전이 더욱 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쉬운 수능으로 인해 정시모집보다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논술에 치중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재수생 유모(20)씨는 “나만 점수가 오른게 아니고 상당수 학생이 점수가 오른 만큼 정시보다는 수시를 노리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며 “상위권은 1점만 떨어져도 등수가 많이 밀리는 만큼 일단 수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등지의 주요 학원가는 원점수 400점 만점 기준으로 주요 대학의 예상 합격선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경영대는 395~397점, 의예과 394~396점, 사회과학계열은 394~396점, 자유전공학부는 393~396점 등으로 전망했다.
연세대 경영계열과 고려대 경영대학의 예상 합격선도 각각 392~397점, 392~395점, 연세대 의예과는 393~396점, 치의예과는 390~395점, 고려대 의과대학은 389~394점 등으로 제시됐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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