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복남 충남도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 |
이와 관련해 여러 매체를 통해 '다문화가족'의 여러 현황과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09년 전체 이혼 중 11%를 차지하던 다문화 이혼 비율이 2010년 12.3%로 증가함과 관련하여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 다문화가정 부부의 이혼은 인권, 자녀문제, 통합과 지역발전 등 여러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각계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충남지역에서도 다문화 이혼관련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어 지역차원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국제결혼과 관련한 몇 가지 현황들은 국제결혼가정의 갈등과 이혼을 사실상 예고하고 있다. 2010년의 경우 출생 한국인의 국제결혼 넷 중 셋(74.6%)을 차지하는 남성의 절반가량(49.8%)이 40대 이후에 결혼을 하며 신부와의 연령차이가 10살을 넘기는 경우가 열에 여섯(62.6%)을 넘는다.
게다가 열에 넷 이상(43.3%)이 재혼 국제결혼가정을 이루었다. 이는 국제결혼가정의 갈등 요인들이 대다수 한국인 간 결혼보다 더 많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며, 이러한 예측은 이들이 4년 미만에 이혼하는 비율이 열에 여섯을 넘는다(62.5%)는 것에서 실제로 드러나고 있다.
평균 이혼연령 또한 남성이 46.9세, 여성은 37.8세여서 결혼기간이 그리 길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혼한 다문화 부부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4.7년으로 한국인 부부의 평균 결혼생활(14.2년)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정의 출생아 수는 2010년 2만312명이고 귀화 한국 여성이 첫 아이를 낳은 평균 연령이 26.5세로, 한국인 가정의 한국 여성(30.1세)보다 낮아 적잖은 사회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결혼해 아이를 빨리 낳고 이혼 또한 빨리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국제결혼가정의 가정 안정성을 위한 지역사회 차원의 관심과 문제예방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충남의 경우 지자체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충남의 전체 혼인건수 대비 다문화 혼인 구성비는 10.5%로 전국 4위를 기록하며, 이혼건수 대비 다문화 이혼 구성비는 10.8%로, 전국 3위를 보인다. 이들 가정 자녀들이 성장하고 결혼할 즈음에는 다문화가정의 비중이 더욱 현저해질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충남 전체 거주민 대비 외국인주민 비율이 2011년 1월 1일 현재 2.8%임에 비해, 2010년 충남 다문화 출생아수는 이미 5.8%로, 전남·전북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음은 충남지역이 지역발전에 더해 다문화 친화적 지역사회 환경 조성에 더욱 노력해야 함을 시사한다. 지역의 혼인과 이혼, 그리고 출생 통계에서 다문화 구성비가 높음은 곧 다문화가족이 지역사회의 화합과 창조적 발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점차 커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이주와 다문화정책의 역사적 경험을 오랫동안 축적한 유럽 여러 도시들은 내국인과 외국인 이주민 등 모든 지역사회구성원들이 화합하는 지역공동체 형성과 공동체 정체성 달성이 이주민 대상 그 어떤 사회서비스나 교육훈련 보다도 중요함을 역사적 교훈 속에서 얻었다고 한다.
우리 지역사회 역시 그러한 교훈을 고려하여 지역화합을 우선적 목표로 설정하여 주민 간 교류와 소통을 증진시키는 한편, 다문화가족의 문화적 역량을 지역발전의 신 성장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다문화 친화적 지역 환경 조성에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할 때 현재 우리 다문화정책의 비전인 '열린' 다문화 사회, '성숙한' 다문화사회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다문화가족의 인구동태 통계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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