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철옹성 같은 농협의 영역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자체 평가를 내릴 정도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대표 박종덕)는 10일 올해 금고계약이 만료되는 충남도를 비롯한 아산과 공주, 당진, 서천, 태안 등 6곳의 지자체 금고 유치에서 50%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 1일 2600억원 규모의 충남도 3금고에서 6600억 규모의 특별회계를 담당하는 2금고로 한 단계 상승했다. 또 8일 아산시 금고 경쟁에서도 150억원의 기금은행으로 선정됐다. 1980년 중반부터 옛 충청은행이 담당했던 당시 온양시 금고를 되찾아 오는 쾌거를 이뤘다는 게 충사본의 설명이다.
서천군 금고 경쟁에서도 7개 기금회계 중 6개 기금(농어업발전기금 제외)은행으로 선정됐다. 그동안 10억~20억원에 불과했던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아산시와 서천군 모두 일반·특별회계 등 주요 예산의 금고와 태안군 금고는 기존 금고인 농협이 지정됐다.
공주와 연기, 당진은 이달 중 결정된다. 현재 농협이 맡고 있는 공주시 금고는 11일까지 제안서를 받고, 오는 16일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별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단수 또는 복수' 금고를 선정한다고 공고했지만, 배점이 1금고(일반·특별회계와 2금고(기금)로 나눠 별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충사본 관계자는 “1금고에 선정된 은행이 2금고 선정 경쟁에도 참여할 수 있어 '모양만' 공개경쟁이지, 사실상 특정 은행에 몰아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농협이 맡고 있는 당진군 금고는 이철환 군수가 해외에서 귀국하는 이달 중순께 구체적인 선정 기준 등을 담은 공고가 발표될 예정이다.
단수 공고를 낸 연기군의 경우 금고 운영 기간이 내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전 6개월 정도에 불과해 하나은행은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충사본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있는 경상, 전라도의 지자체 88% 이상이 복수 금고”라며 “내년에는 천안·아산을 시작으로 복수 금고에 대한 바람이 충남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