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Wall street) 시위를 계기로, 신용협동조합(Union Credit)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모든 수익을 환원한다는 점에서 '탐욕' 비판이 거센 대형 은행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안전성과 수익성에다, 특히, 서민 금융기관으로서의 공익성까지 겸비한 저력 있는 신협들이 많다. 이에 본보는 신협 대전·충남지역본부와 공동으로, 우리 지역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신협을 재조명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천안 직산과 성거읍 일대를 기반으로 설립된 천안북부신협(이사장 권순필). 이 신협은 인구(2만2817명)의 절반이 조합원(1만1405명)일 정도로,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있다.
1년 내내 불어닥친 제2금융권에 대한 불안감을 이겨낸 것 역시 안전성과 수익성, 공익성 등을 갖춘 천안북부신협의 저력 덕분이다.
▲안전성=주목할만한 건 여신심의회다. 5명의 여신심사역으로 구성돼 만장일치로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이사장과 임원 등이 대출 심사·결정 과정에 일체 관여할 수 없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부실비율(연체율)이 0.3%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 958개 조합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출채권 비율도 54.9%다. 평균 60%가 넘는 대전ㆍ충남지역 여타의 금융사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김길호 전무는 “대출에서 보수적 성향이 강하지만, 안전성을 중시한다는 의미”라며 “10년 안에 조합원 3만 시대와 천안 시내권 진출을 위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이 신협은 총자산 790억원에, 당기순이익 6억3300만원(0.93%)을 달성했다. 2010년에는 총자산 923억원, 당기순이익 10억1000만원(1.23%), 올해는 10월 말 현재, 총자산 1007억원, 당기순이익 8억8500만원을 기록 중이다.
수익을 올리기 위한 토대인 입ㆍ출금통장과 정기예탁, 정기적금 등 예수부채도 83.0%로, 유동성 측면에서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순자본과 자산건전성, 유동성 비율 등 경영실태 평가가 1등급인 것도 안전성과 수익성 덕분이라는 게 김 전무의 설명이다.
▲공익성=가장 강조하는 건 공익성이다. 공익성이 안전성,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게 오래된 경영노하우다. 우선 10년째 맞는 연말연시 사랑의 쌀 나누기<사진>(쌀 20㎏, 1000포)다. 매년 학교발전기금(1000만원 상당)을 주는 1교 1사도 있다. 다른 금융사들이 꺼리는 아파트 관리비 수납업무도 공익 차원에서 맡고 있다.
관심을 끄는 건 맞춤식 전략 사업이다. 최근 대전대천안한방병원과 협약을 맺어 조합원의 진료비와 보약 값을 20% 할인받을 수 있게 했다. 지역 장례식장과의 업무협약 체결을 추진 중인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실정에 맞는 맞춤식 사업은 눈여겨볼 만하다.
권순필 이사장은 “의사소통·운수대통·만사형통 등 3통(通)과 과욕·과신·과시 등 3금(禁)의 경영철학을 토대로 조합원,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신협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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