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여야가 협의에 나서기로 했지만,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합의하고, 이 뜻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한미 FTA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본회의를 열게 되면, 한미 FTA를 처리하든 안 하든 몸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본회의를 연 뒤, 휴회결의를 하면, 다음 본회의 예정일인 24일까지는 본회의를 열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하지만 휴회결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24일 이전이라도 언제든지 본회의를 열 수 있다.
반면, 민주당으로서는 당내 협상파 의원들이 ISD, 즉 투자자·국가 제소조항과 관련한 중재안을 제시한 상황에서, 당내 협의가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여야 원내대표의 본회의 연기 결정에 대해 정치적 협의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 정치라는 것은 타협이고, 일방통행은 아니다”라며 “눈에 보이는 것도 있고, 또 안 보이는 진행상황도 있고 이러니까 여러분들이 눈을 좀 더 크게 뜨고 밑까지 샅샅이 한번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내에서 제기된 중재안에 대해서도 오솔길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가면 대로가 될 수 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이와관련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민주당내 반대파와 협상파를 분리해 대응하면서, 한미 FTA가 국익 문제”라며 “더 이상 민주당 강경파들은 한미 FTA 문제를 반미 이념의 전선으로 몰아가거나 총선용으로 몰아가는 행동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서는, 한미 FTA에 대한 반대가 공식적 입장임을 재확인하면서, 협상파를 중심으로 한 당내 분란을 경계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모두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협상파인 여야 원내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한 조율 등 물밑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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