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곡 스님 대전서구노인복지관장 |
불경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옛날 어떤 두 사람이 각기 힘센 소를 길렀는데 한 사람은 제 소를 믿고 “저 소와 밭갈이를 겨뤄 지는 사람은 500냥을 내기로 하자”고 하였다. 그리하여 밭갈이를 겨룰 때 그의 소는 확실히 다른 소보다 힘이 셌다. 그런데 그는 제 소를 꾸짖어 “이 몹쓸 소야, 힘을 내어라”라고 하였다. 소는 그 말을 듣고 그만 땅에 누워 버렸다. 그래서 그는 돈 500냥을 물었다.
뒷날 그는 그 소를 나무랐다. “너를 훌륭한 소라 믿었는데, 왜 나로 하여금 돈을 잃게 하고 창피하게 하였느냐?” 소는 대답했다. “다시 겨루게 하십시오. 나는 힘을 다해 그의 돈을 곱으로 따게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밭갈이를 겨루었다. 과연 그 말대로 그 소는 상대에게서 돈을 곱으로 땄다. 이와 같이 짐승도 좋고 나쁜 말을 분별하거늘 하물며 사람으로서 그것을 분별하지 못하겠는가?
칭찬은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과 같이 모든 사람의 마음을 기쁘고 행복하게 한다. 한낱 축생조차도 칭찬을 기뻐하는데 사람은 오죽할까?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들려주고 정성으로 어루만져준 식물은 그렇지 않은 식물보다 몇 배의 성장을 보이더라는 학계의 보고도 있다. 칭찬 한 마디에 사람의 미래가 바뀐 예는 주변에서 수도 없이 많이 보고 듣는다. 칭찬은 사람의 마음을 성숙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때로는 과도한 칭찬이 무책임과 교만을 증강시켜 나쁜 영향을 주는 예도 많다. 그래서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질책은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은 칭찬에 더 큰 무게를 두셨다. 그 근저에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악한 자도 언젠가는 인연이 성숙되어 선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상대에 대한 끊임없는 자비심으로 칭찬의 씨앗을 뿌리다 보면 봄이 되어 씨앗이 싹을 틔우듯 선연의 씨앗이 발아하고 싹을 틔워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칭찬에 인색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칭찬할 때 머쓱해 말이 입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칭찬의 힘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향상되고 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하루하루가 살기 힘들고 벅찬데 언제 남을 칭찬할 여유가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사실 어려울수록 남을 배려하고 칭찬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칭찬의 좋은 기운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우뇌형기업들이 날로 늘어나는 것은 이를 잘 반증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좌뇌적 요소가 발달한 기업이 있는가하면 우뇌적 요소가 발달한 기업이 있다. 좌뇌형기업은 일 중심적이고 성과를 중시하는 특성이 있는가하면 우뇌형기업은 창의성과 혁신성이 강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뇌형기업은 직원들의 남다른 시각과 유연한 사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높이 사며 이를 촉진하는 풍토를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스카치 테이프와 포스트 잇 등으로 유명한 3M이 우뇌형 기업의 대표적 예다. 3M은 근무시간의 15%정도를 업무 외 창의적인 연구에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조직원들의 혁신적 사고와 창의성을 이끌어 낸다. 또 독창적 아이디어와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는 금전적 보상 등 다양한 시상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칭찬과 보상에도 적극적이다.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칭찬의 씨앗을 뿌려보자. 가장 가까운 부부와 부자간에 먼저 칭찬을 해보자. 친구와 이웃에게 먼저 칭찬을 해보자. 보이는 모든 인연들에게 먼저 칭찬을 해보자. 칭찬은 울림이라는 마법을 부려 나에게 다시 되돌아온다. 칭찬 받은 그 날은 하루가 행복하다. 칭찬을 해 준 상대방을 바라보는 마음은 한없이 기껍다. 새로운 모습으로 남편이 다가오고 자식들이 느껴진다. 칭찬 한 마디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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