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희]“환골탈태 각오로 구단 개혁… 내년 좋은성적으로 보답”

[김광희]“환골탈태 각오로 구단 개혁… 내년 좋은성적으로 보답”

승강제 도입에 대비 강한 동계훈련 '경기력 향상' 사활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추진, 대전만의 팀 컬러 찾을 것

  • 승인 2011-11-09 14:25
  • 신문게재 2011-11-10 9면
  • 대담=김형중 부국장·체육지방팀장·정리=권은남대담=김형중 부국장·체육지방팀장·정리=권은남
[중도초대석] 김광희 대전시티즌

K리그는 내년 성적에따라 2013년 1, 2부 리그로 갈리는 승강제가 시행된다. 올시즌 리그 15위, 꼴찌에서 두번째인 성적을 받아든 대전시티즌은 이대로라면 2부 리그 강등이 불가피하다. 만년 하위팀으로 꼽히는 대전시티즌이 1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대전은 올시즌 리그 1위에서 15위까지 추락하며 단맛과 쓴맛을 모두 경험했고 승부조작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창단이후 최대 위기에 처한 대전은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꾼다'는 환골탈태의 각오로 제2의 창단을 선언했고 지휘봉을 김광희 전 대전시정무부시장에게 맡겼다. 취임 5개월째를 맞은 김광희 사장을 만나 대전시티즌의 운영방향과 대전시티즌의 생존을 위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한지 5개월이 됐다. 5개월 동안 대전시티즌 사장으로 재직하며 느낀 소감은?

▲ 김광희 대전시티즌 사장
▲ 김광희 대전시티즌 사장
▲승부조작 사건으로 구단이 정말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었다. 취임하자마자 새로운 코칭스태프 구성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감독, 수석코치, 스카우터 등의 선임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코칭스태프 영입은 절반의 성공이라 생각한다. 유상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팀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성적이 오르지 않아 유감스러웠던 부분도 있고, 일부 경기에서는 실망하기도 했다. 좋은 성적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한숨이 절로나오는 실망스런 순간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들이 내년을 위한 노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시의원에서 부시장, 도시철도공사 사장, 교수에 이어 현재는 대전시티즌 사장으로 변신했다. 굴곡도 많았고 다양한 변화도 겪어봤다. 대전시티즌 사장이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느때 보다 진지한 자세와 각오로 일을 하고 있다.

-대전시티즌 제2창단의 지휘봉을 잡았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일을 했다. 가장 중점을 두고 한 일이 있다면?

▲승부조작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된 선수단과 프런트를 개혁하는데 노력해왔다.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로 선수단과 프런트의 정신 재무장을 주도했다. 다행히 유상철 감독의 지휘아래 선수단이 빠르게 안정됐고 프런트도 제자리를 찾았다. 내년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 경기력부문이나 재정건전성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

-대전시티즌과는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밖에서 보던 대전시티즌과는 다른점이 많을 것 같다.

▲정무부시장 시절, 지역기업이 대전시티즌 운영에서 손을 뗐을때 '어려운 시 재정으로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옳은 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당시 대전시티즌을 기업에 매각하기 위해 정무부시장으로 A기업과 구체적인 양수·양도계획까지 접근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불발돼 아쉬웠다.

창단이후 최대위기에 대전시티즌 사장에 취임해 어깨가 무거운 것은 사실이다. 승강제 도입과 열악한 재정 등으로 하루라도 편하게 잠을 자지 못했다.

한계도 있고 자존심을 버려야 할때도 있지만 대전시티즌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구단으로 만들기 위해 뭐든 다할 생각이다.

-내년 K리그에 많은 변화가 있다. 무엇보다 2013년 승강제 도입으로 내년 성적에 따라 2부리그로 강등될 수 있는 상황이다. 내년 시즌 각오는?

▲내년 시즌 결과를 통해 구단의 생존여부가 가려진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경영측면에서 도둑질을 제외하고 돈이 된다면 가리지 않고 할 생각이다. 또 경기력 부문에서는 2부 리그로 강등되지 않기 위해 '사생결단'의 각오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부리그에 남기위해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선수를 교체할 생각이다. 우리팀의 컬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팀의 대표 골잡이인 박성호를 내주고 포항으로부터 이슬기와 김동희를 받는 2대 1 트레이드도 이런 측면에서 이뤄졌다.

선수영입과 방출은 유상철 감독과 수석코치, 전력강화팀장, 스카우터 등의 합의하에 이뤄지고 있다. 선수단 구성과 관련 감독의 개인적 생각이나 사장의 개입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대전만의 색깔을 찾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전시티즌의 현안이라면 클럽하우스 건립문제다. 이에대한 생각은.

▲취임 첫날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숙소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열악한 환경의 숙소를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숙소에서 나올때에는 눈물이 절로 나왔다.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에게 좋은경기를 하라고 주문하고, 좋은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전시티즌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만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클럽하우스건립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대전시티즌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요소인 구단주의 의지와 애정은 확고하다는 생각이다.

선수들에게 클럽하우스란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경기를 준비하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숙소는 선수들이 생활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편의의 문제를 넘어서 안전상의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오래된 건물이라 보수만으로 유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곳이다. 임대 등의 방안도 고려해 봤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클럽하우스를 하루속히 건립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전용연습구장이 없어 이곳, 저곳 옮겨다니며 구걸하다시피 여러기관의 운동장을 사용했다. 덕암축구연습장 조성으로 15년간 해 온 '동냥훈련'에 마침표를 찍게됐다.

클럽하우스는 전용연습구장과 함께 대전시티즌의 15년 숙원사업이며, 대전시티즌 개혁의 마지막 퍼즐이다. 이 조각이 맞추어지면 구단 운영의 선순환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시의회와 대전시 등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대전시티즌이 풀어야할 난제 중 하나는 재정의 자립이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시·도민구단은 시 지원과 지역기업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게 현실이다. 다른 시·도민 구단에 비해 대전의 자립도는 나은 편이다. 구단경영정상화를 위해 도둑질 빼고는 다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내년 한해는 대전에 절박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구단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으려면 팬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팬이 있어야 스폰서도 모이고, 거기서 얻은 자금을 팀에 재투자해 구단 운영의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팬이 즐기는 경기, 재미있는 경기, 이기는 경기가 필수적이다. 팀의 경기력 향상을 첫 번째 목표로 두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 또 작은 부분이지만 내년 직원들의 임금은 동결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경기장 운영권은 없지만 시와 협조해 월드컵경기장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수익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많지않은 수익이지만 이미 그동안 방치돼 있던 스카이박스를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어려운 살림이지만 내년부터는 최소 1억원의 기금을 적립할 계획이다.

-대대적인 팀 개편을 예고했다. 선수단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많은 선수들을 내 보낼 계획이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이렇게 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구단 생존의 문제다.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하고, 조직이 정상궤도에 올라서기 까지는 악역을 자처할 생각이다. 선수들에게도 프로정신 등 많은 요구를 할 계획이다.

경기에 승리했을때 선수들에게 승리수당을 주는 것처럼 패배했을때에는 선수들에게 페널티를 부과할 계획이다. 선수들에게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다. 프로구단에서 시행하지 않은 일이고 엉뚱한 발상같지만, 대전에는 그만큼 절박한 일이다.

내년시즌을 준비하는 동계훈련은 강하게 진행하고 싶다. 선수들에게는 경기에 지는게 억울한 마음이 들 정도로, 동계훈련을 강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카리스마가 강해 독단적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이에대한 생각은?

▲카리스마가 강하다는 말보다는 '고집이 세다' '성질이 못됐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사실이다. 때론 주변에서 '야속하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일을 추진하고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 때문인지 나와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은 어디서든지 최고가 되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성질이 못됐고 불같은 성격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구질구질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대전시티즌 사장으로 자신에게 점수를 준다면.

▲구단에 대한 열정 등을 나름평가한다면 80점은 된다고 생각한다(웃음). 선수단이나 프런트 모두 새로운 각오와 내년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내년 어떤 성적을 받게 될 지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많은 변화를 시도했고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의 노력과 동계훈련이 계획대로 착실히 진행된다면 프런트나 선수단 모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된다면 대전시티즌이 한단계 도약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팬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대전시티즌의 가장 큰 자산은 시민과 팬들의 관심과 애정이다. 올 시즌 비록 15위를 기록했지만 관중수에서는 16개 구단 가운데 5위를 차지한 것만 보더라도 대전시티즌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남다르다.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축구를 통해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대전구단은 힘을 합쳐 노력할 것이다. 내년시즌은 대전에는 중요한 시기다. 즐기는 축구, 재미있는 축구라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담=김형중 부국장·체육지방팀장·정리=권은남·사진=손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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