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곡선]한·미FTA와 아전인수

  • 오피니언
  • 청풍명월

[직선곡선]한·미FTA와 아전인수

  • 승인 2011-11-07 14:34
  • 신문게재 2011-11-08 21면
  • 최두선 도청팀 차장최두선 도청팀 차장
▲ 최두선·도청팀 차장
▲ 최두선·도청팀 차장
내 논(밭)에 물을 끌어댄다는 뜻을 가진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사자성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모든 사물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자기 위주로 생각한다는 뜻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현 정부는 이런 아전인수 행태를 아주 충실히(?) 실천하고 있는 듯 하다. 얼마 전 한·미 FTA와 관련해 정부가 내놓은 국회 비준 촉구 TV광고가 우선 그렇다.

기재부와 FTA 국내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부터 내보낸 이 광고에 노 전 대통령의 한·미 FTA 지지 육성과 관련 기사를 담았다. 이 광고가 나가자 현 정부와 여권이 망자(亡者), 그것도 그들이 철저히 부정하며 죽음으로 내 몬 전직 대통령을 등장시켜 국회 비준을 밀어붙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앞에서 '한미 FTA 허위 광고 항의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인 윤호선 전 청화대 홍보수석은 “미국과 동등하게 의견을 주고 받은 첫 협상 때와 달리 현 정부는 한·미동맹에 집착해 자동차·쇠고기를 굴욕적으로 내줬음에도 염치없이 전직 대통령을 짝퉁 FTA 홍보에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에서도 이런 비판은 계속됐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렇게 노 전 대통령을 까더니 이제와 써 먹으려 한다”고 꼬집었고,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력이 또 다시 그분을 모욕하고 민주진보진영을 분열시키려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모 트위터 이용자는 “퇴임 후 시골촌부로 살고자 했던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자들이 유족과 상의도 없이 망자를 광고에 이용하는 건 현대판 부관참시”라고 비판했다.

한·미 FTA 광고와 관련한 각종 인터넷 기사에는 “노무현 정권때랑 이명박 정권때는 내용부터 다르다. 치졸한 광고 역겹게 잘 봤습니다. 死대강 자전거 광고도 그만 했으면 합니다. 그런 광고 제작하는 세금도 아깝습니다”, “전관예우로 끔찍한 '죽음'이라는 선물을 안긴 이명박정권이… 이제 자기들 살려고 고인이 되신 노 전 대통령을 팔고 있다. 어이상실의 작태다”라는 댓글이 올라오는 등 비판과 불신의 목소리가 높다.

앞서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말한 내용도 숱한 사실 왜곡과 아전인수식 주장이 담겨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서울 잠실과 김포 신곡에 보를 만들어 한강에 황복이 돌아오고 맑은 물이 됐다”고 했지만, 정작 물이 깨끗해진 원인은 오폐수 관리를 강화하고, 지천 환경 개선에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남은 정권 1년여 동안 계속 '아전인수'에 집착하며 '눈 가리고 아웅'을 하더라도 국민들은 절대 현혹되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며 냉정히 판단할 것이라는 점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