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홍철 대전시장 |
'불'은 인류가 발견한 가장 위대한 문명의 하나로 역사발전의 원동력이다. 불(火)의 사용은 실생활에 많은 편리함과 혜택을 주지만, 잘못 취급하면 '화재'라는 재앙을 초래한다.
11월 이맘때면 연례행사로 추위도 잊고 전통시장을 비롯해 다중이용장소에서 불조심 구호와 함께 홍보용 피켓으로 화재예방 캠페인을 펼치는 119대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른바 11월은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화재의 위험이 급증하는 겨울철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화재사고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1974년 제작된 '타워링'이라는 재난영화는 “자신의 생명을 바쳐 남들의 생명을 구하는 전 세계 소방대원에게 바친다”는 메시지로 화재현장에서 불과 맞서 싸우는 소방관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이보다 앞서 미국의 한 소방관이 쓴 '소방관의 기도'를 읽다보면 잔잔한 전율이 가슴 한켠으로 밀려온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았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로 써 내려간 시로 불 속에 갇힌 어린이를 구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담아 119대원의 살신성인을 잘 표현하고 있다.
화재(火災)는 우리의 고귀한 재산뿐만 아니라 생명까지도 빼앗는 화마(火魔)로 비유되는데, 이를 진압하고 예방하는 중심엔 언제나 '119대원'이라는 수호천사가 있다.
지난달 21일에 있었던 '소방가족 한마음 체육대회' 행사에 참석해 그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며 겨울철 화재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대전의 명예가 지속될 거란 확신을 갖게 됐다.
또 지난 5월 유성온천역에서 실시된'테러 및 화재대응훈련' 당시 119대원들의 실제적인 훈련모습과 일사불란한 행동을 직접 보고 재난사고에 대한 대비가 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전시는 각종 언론매체와 통계지표에서 전국 자치단체 중 자연재난과 인적재난에서 매우 안전한 도시로 인정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혹자는 지리적으로 축복받은 지역이기 때문으로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119대원 등 모든 재난관련 기관 종사자들의 노력과 희생을 간과한 데 따른 무지(無知)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도시재난의 특성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난 7월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의 경우, 새벽부터 내린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는데 잘 정비된 도시의 한가운데에서도 예상치 못한 큰 재난을 겪을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따라서 앞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예측 불가능한 재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난부서의 역할과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대형재난의 경우 그 파급효과를 고려해 볼 때 도시발전의 중대한 저해요소가 되는 동시에 재난에 강하고 안전한 지역은 도시성장 경쟁력에 있어 중요한 원천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막중한 책임을 갖는 소방조직 등 재난부서에서는 당면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세이프 대전'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재난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훈련환경을 가상한 재난시설과 현대화된 장비 등이 조속히 확충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대전시에서는 장기적인 재정적 뒷받침을 통해 대전시민의 안전뿐만 아니라 안전도시의 위상을 높여나가는데 아낌없는 지원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는 9일은 마흔아홉 번째 맞는 소방의 날이다. 이 뜻 깊은 날을 맞아 평소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119대원들, 그리고 의용소방대원들에게 150만 시민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울러 소방의 날을 앞두고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시민 모두에게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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