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단 최대 위기의 대전 (총괄)
2. 미완의 유상철 호
3. 대전의 위기와 기회
K리그, 생존경쟁이 시작됐다.
2013년 승강제 도입을 위해 내년시즌 K리그는 ACL진출팀과 강등팀을 확정하기 위한 스플릿시스템으로 치러진다.
승강제 시행을 앞둔 K리그는 한마디로 폭풍전야,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시·도민구단들은 구단 존폐가 걸린 문제를 인식하고 내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자마자 대구는 이영진 감독을 경질했다. 이유는 내년 승강제에 대한 믿음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취임한 이영진 감독은 꼴찌팀을 올 시즌 12위에 올려놓았지만, 승강제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승강제 도입, 위기의 대전=시즌 마지막 경기인 광주전 1-0승리를 거둔 유상철 감독은 “머리가 터질 것 같다”며 “시즌 최종전을 준비하면서도 내년 시즌도 생각해야 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팀당 30경기씩 소화한 다음 상위 8개 팀과 하위 8개 팀으로 나누어 다시 리그전(14경기)을 진행하는 스플릿시스템이 내년 도입된다.
상위리그에서는 우승팀과 ACL 진출팀이 가려지고, 하위리그에서는 강등팀이 결정된다.
올 시즌 유난히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의 전력 차가 뚜렷했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쓸만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구단과 달리 6개 시·도민구단은 단 한팀도 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8위에 오른 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민구단은 대부분 11위로 처졌다.
2007년 6위 이후 하위권을 맴돈 대전은 내년 강등이 확실시되는 한팀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개월간 대전을 지휘해 온 유상철 감독과 프런트는 '현 보유 선수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대대적인 선수단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방출선수와 영입선수 리스트를 작성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대전은 선수 3분의 2가량을 방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동계훈련기간 대대적인 팀 개편을 추진하는 대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전의 위기와 기회=승강제를 앞두고 대부분 구단이 과감한 투자를 선언하며 현찰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은 상대적으로 넉넉지 못한 자금으로 쓸만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강등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쓸만한 선수를 보유해야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한 현실을 타개해야 하는 것이 대전이 풀어야 할 숙제다. 내년 상위리그에 남기 위해 8위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유상철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시즌 살아남기 위해 대전은 신인드래프트를 통한 선수수급보다는 경기를 뛰지 못하는 타 구단 선수 영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능성보다는 즉시 전력감 선수물색과 더불어 '원샷 원킬'의 기량을 보유한 제대로 된 용병선발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올 시즌 골결정력 부족으로 골 가뭄을 겪었던 유상철 감독은 “내년에는 골을 결정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제대로 영입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등=구단 존폐 위기'와 상대적으로 넉넉지 못한 자금력을 이겨내고 감독과 프런트, 선수단이 힘을 모아 대전이 1부리그에 살아남는다면 대전은 재도약할 수 있는 첫발을 뗄 것으로 보인다.
구단관계자는 “승강제에 대비 그동안 물밑작업을 해 왔다. 승강제는 구단 존폐의 문제”라며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 속에서 위기를 극복한다면 대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는 말로 승강제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끝>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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