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빠진 세상… 속 시원하게 한방을 날려라

박지원 소설 마당극으로 재탄생… 조선사회 모순 꼬집는 최고의 풍자 해학극 우금치 신작 '껄껄 선생 백일몽'… 2~4일까지 문예전당

삶의 가치와 기준이라고는 오직 '내 가족' 일뿐. 오늘의 소시민으로부터 사회지도층, 지식인, 빈민….

그들이 바라는 세상은 무엇이며 이 시대 진정한 양반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과연 아직도 시대정신이라는 말이 유효하기는 한가?

18세기 조선사회의 모순을 해학과 풍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연암 박지원, 그의 소설이 마당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 마당극패 우금치가 신작 '껄껄 선생 백일몽'을 2일부터 4일까지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마당극패 우금치의 신작 '껄껄 선생 백일몽'이 2일부터 4일까지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앙상블 홀에서 펼쳐진다.

조선시대 최고의 문장가이자 실학자이며 한국의 셰익스피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연암의 사상을 탈춤, 민요, 판소리, 탈 연기 등을 이용해 다채롭게 표현했다.

당시 조선에도 민중의 고통을 아파하며 울부짖는 영웅이 있었고, 서민을 쥐어짜는 탐관오리도, 관념으로 당파싸움만 해대는 관료들도 있었다.

2011년 지금도 다를 것이 하나 없다.

거짓과 불의, 위선에 가득 찬 조선의 시대상을 꿰뚫어 보며 능청과 익살을 무기로 권위와 엄숙주의, 허위의식, 경직된 사고에 맨몸으로 달려들었던 풍운아 연암 박지원.

연암이 세상에 대한 비판과 시대와의 불화를 익살과 해학의 웃음으로 풀어냈듯이 이 한편의 마당극 역시 수백년을 거슬러 조선시대와 현재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내 현대인들의 지친 속을 후련하게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암의 벗들이 오늘밤도 조심스럽게 모여든다. 짐승인 듯, 초목인 듯, 자연의 벗들이 변화무쌍한 그림으로 만들어지다 선율에 따라 신명나는 놀이판으로 변한다.

민옹은 기억을 되살려 양반전을 읽기 시작하고, 연암의 벗들은 양반전 속의 인물로 변신한다. 양반전 이야기를 통해 양반의 허위의식을 꼬집기도 하고, 연암이 호랑이가 되어 북곽 선생을 꾸짖는 꿈속 이야기로 전개한다.

연암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광문자, 북곽선생, 민옹, 호랑이등의 벗들이 연암의 꿈속에 등장하여 그가 바라는 세상이야기를 재미있게 펼쳐낸다. 저녁 7시 30분.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