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 신용협동조합이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았다.
신협은 경제적 약자들이 경제적ㆍ사회적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이다. 조합원 수는 580만명으로 경제활동 인구(2448만명)의 23%가 신협에 참여하고 있다. 단위 조합은 960개이며, 1687개의 영업점이 있다.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이 3.69%로 최고 수준의 건전성을 보이며 강소(强小) 서민금융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불안한 세계 금융 속에서도 새롭게 주목받을 만큼의 탄탄한 신협의 저력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 세계 금융 위기 속에서도 10년 연속 안정적인 흑자를 거두며 견실한 성장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 서민금융기관 신용협동조합이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았다. |
신협의 존재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새삼 부각되고 있다. 거대금융자본에 대항한 서민금융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전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과 유럽에서 오히려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경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신협과 같은 경제적 약자들도 배려받는 서비스와 협동의 가치로 지속 가능한 금융공동체 운동이 주목을 받게 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협의 강점과 매력=신협과 은행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신협 조합원은 은행의 고객 혹은 주주와는 전혀 다른 의미다. 은행 고객은 단순히 은행을 이용하는 객체일 뿐, 경영에 참여하거나 금융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 대다수 은행은 주식의 50% 이상을 외국계 자본이 소유해 과도한 배당 요구가 탐욕적 행태로 나타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신협 조합원은 출자금액에 관계없이 1인 1표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배당 요구 등 대주주의 전횡이 있을 수 없다. 1인의 출자한도도 제한되기 때문에 은행의 대주주와 같은 독점적 지배구조가 형성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신협의 출자 배당금은 전액 조합원에게 환원되기 때문에 소수 외국인 대주주에 배당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 내 자본으로 선순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순기능을 한다는 것도 큰 차이다.
▲세계적인 서민금융협동조합=신협의 국제적 공식명칭은 'Credit Union'이다. 미국의 위스콘신 주(州)에 위치한 세계신협협의회(WOCCU)에는 100개국에 5만2945개의 신협이 가입돼 있다. 2010년 기준, 1억9000만명의 조합원이 1조4605억 달러(약 1500조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민간 협동조합이다.
세계에서 신협의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미국으로, 백악관과 나사(NASA), 유엔(UN)에도 신협이 있으며, 국민의 40%가 조합원일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아시아지역에는 1971년 4월 한국 주도로 창립된 아시아신협연합회(ACCU)가 있다. 아시아에서 신협은 12개국에서 운영되며 조합 수는 1만9586개, 조합원 수는 3621만명에 달하며 자산규모는 839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 신협의 롤모델, 한국신협=한국신협은 자산 48조원, 조합원 수 580만명, 점포수 1687개로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이며 아시아에선 가장 크다.
특히, 한국신협은 세계신협사에도 매우 이례적인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신협은 1960년 미국 출생의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가 부산에서 성가신협을 창립하면서 시작됐다.
올 상반기 결산 결과, 전국 신협의 건전성과 수익성은 3년 연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 건전성 부문에서는 부실비율이 사상 최저수준인 1.1% 대로 감소할 정도다.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순이익률)도 0.87%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 신협의 당기순이익도 동기 기준 역대 사상 최대 규모인 2617억원을 달성해 10년 연속 안정적인 흑자를 거두며 견실한 성장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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