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한밭수목원 대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정취를 만끽하며 산책길에 나서고 있다. |
제4회 한밭수목원 대축제의 하이라이트 '숲속 길따라 걷기'에 참가한 시민들은 수목원을 걸으며 제법 울창해진 나무숲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출발한 걷기 행렬은 한밭수목원 동원을 거쳐 서원까지 숲속 길 5㎞를 걷는 2시간 내내 빌딩 숲에서 볼 수 없던 가을을 체험했다.
한밭수목원 동원의 '생태습지원'은 물속 금붕어가 보이는 나무다리를 건너 억새밭을 걷는 편안함을 선사했다. 또 식이식물원의 꽃댕강나무는 늦가을에도 파란 잎사귀에 작은 나팔 같은 흰 꽃을 주렁주렁 매달며 관람객을 맞이했다.
어른 어깨춤 높이의 동원을 지나 서원에서는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됐다. 2005년 개장한 서원은 지난 세월 만큼 소나무·상수리나무, 습지 등이 자리를 잡아 완연한 가을을 선사했다. 서원의 단풍·신갈나무숲은 빨간 옷으로 갈아입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했으며, 빗물에 살짝 젖은 흙길은 콘크리트 바닥에 익숙한 시민들에게 또다른 걷는 맛을 느끼게 했다.
특히 이날 걷기행사는 대전시걷기연맹이 주도해 걷기의 방법과 기술을 습득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날 가족들과 함께 걷기행사에 참가한 조성희(46·중구 태평동)씨는 “한밭수목원 깊숙이까지 들어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숲이 생각보다 크고 울창해 도심 속에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나무를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날 처음 개장한 한밭수목원 열대식물원은 아열대지역의 해변이나 하구습지에서 관찰할 수 있는 맹그로브 식물을 관찰하고자 관람객들이 몰렸으며 사람 키보다 큰 워싱턴야자와 붉은 꽃이 인상적인 부겐빌레아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수목원 대축제는 숲길 따라 걷기 외에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그리기와 글짓기의 문예사생대회와 가족사진 촬영대회 등이 함께 열렸다. 크레파스와 물감을 준비한 아이들은 수목원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하얀 도화지에 파란 자연을 그렸으며, 원고지를 받아든 아이들은 글 소재를 찾는 듯 손에 연필을 쥐고 고심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또 엑스포시민광장에는 10여 개의 체험부스가 마련돼 대전시 5개 보건소에서 혈당측정과 금연상담을 벌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골밀도측정기와 체지방측정기를 배치해 참가자들의 건강측정과 상담을 했다. 이밖에 엑스포시민광장의 무빙쉘터에서 여성 3인조 '일렉티아'의 전자현악 연주와 7080 통기타 공연이 펼쳐져 가을 오후를 더욱 풍요롭게 했다. 참가자에게 경품추첨을 통해 TV·김치냉장고 등의 사은품이 증정됐다.
박상덕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축사에서 “도심지에 수목원을 마련한 곳은 대전이 유일하며 시민들이 자긍심을 느껴도 좋을 수준”이라며 “열대식물원 개원으로 둔산대공원에 쏟은 지난 20년 애정에 결실을 맺는 단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관계자와 시민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 한밭수목원 축제에 참가한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출발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 초상화 그려주기 코너를 찾은 시민들에게 멋진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
임병안 기자·사진=김상구·이민희·손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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