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
안 교수는 2008년 5일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MOT) 석좌교수로, 부인인 김미경 교수는 그보다 한달 빠른 4월 1일 같은 대학원에 부임했다. 안 교수는 올해 5월 31일까지, 김 교수는 7월 31일까지 각각 근무했다. 학생 자살사태로 시끄러웠던 '4월의 카이스트'를 목격한 것이다. 그후 나란히 안 교수 부부는 서울대에 둥지를 틀었다.
서 총장은 이날 본보 기자의 질문에 안 교수에게 보직을 맡겨 카이스트에 남도록 해야 한다는 참모들 이야기를 듣고 지난 4월 안 교수에게 보직을 제안했다고 했다. 안 교수는 주말동안 생각을 해본다고 하고 헤어졌으나 그 다음날인 4월 28일 서울대는 안 교수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임명한다는 신문기사가 나 황당했다고 전했다. 서 총장은 이전부터 안 교수가 서울대의 제안을 받은 뒤 고민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 총장이 안 교수에게 보직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대가 선수를 친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서 총장은 안 교수를 잘 몰랐다고 한다. 미국생활을 하느라 국내사정에 밝지 못했으나 당시 장순흥 교학부총장이 안 교수를 붙잡기 위해선 보직을 줘야한다는 말을 해 알게됐다고 한다. 서 총장과 안 교수간 면담은 2차례 밖에 하지 않았고, 워낙 대외적 강연 일정이 빡빡해 서 총장은 지인들로 부터 강의 청탁을 받고 안 교수에게 부탁을 한적도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청탁을 들어줬다고 했다. 이런 '명성'을 듣고 강의를 직접 지켜본 서 총장은 20대의 감성에 딱 맞는 강의를 하는 것 같았다고 청강 소감을 밝혔다.
안 교수는 카이스트에 가면서 테뉴어(정년보장)를 받은 교수다. 학교 측은 현업에서 열심히 일을 했었던 사람이니까 대학에 오더라도 연구에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여전히 부담없이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정년보장을 해줬다고 했다. 안 교수는 이래서 대학에 몸 담더라도 학생들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각급 기관 단체에 강의를 나가 오늘날의 '안철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안 교수는 휴대폰은 있었으나 비서와의 연락에만 썼고, 모든 지인과 연락은 메일을 통해서만 했다고 카이스트 한 관계자는 전했다. 안 교수와 군의관 시절 인연이 있다는 주대준 대외부총장은 안 교수는 부끄러움을 타는 천재형이라고 인물을 평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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