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개월로 끝나는 비정규직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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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개월로 끝나는 비정규직 자리

  • 승인 2011-10-25 18:20
  • 신문게재 2011-10-26 21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는 한 직장에서 평균 채 2년도 다니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돼 비정규직 문제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임이 드러났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체 임금 근로자 1704만8000여 명의 33.4%인 568만5000여 명에 달하며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23.6개월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근속기간은 77.3개월로 비정규직의 근로기간이 정규직의 3분의 1에 그쳤다. 아울러 정규직 가운데 6개월 이하 근속자의 경우는 18.7%에 불과하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절반을 넘는 50.6%가 한 직장에서 6개월도 일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연구원의 이 같은 조사결과를 보면서 비정규직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실감케 된다.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99%의 시위'는 따지고 보면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져 벌어진 현상이며 경제적 양극화의 핵심은 바로 비정규직의 문제라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이런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은 비정규직 차별해소에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았으나 이번 조사결과는 그간의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의 근속연수가 2004년 69.8개월에서 지난해에는 77.3개월로 늘어난 데 비해 비정규직은 같은 기간 24.1개월에서 23.6개월로 정체되는 것만 보아도 비정규직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1997년 IMF위기가 닥치면서 고용의 유연성을 늘리자는 취지로 확산되기 시작한 비정규직은 10여 년의 세월을 훌쩍 넘기면서 이제는 고용문제를 악화시키는 주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금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한 기업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노사 간 또는 계층 간 갈등으로 번지면서 우리 사회를 옥죄는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취업문제로 좌절하는 이면에는 비정규직 문제도 끼어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면서 동시에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여러 차별을 줄여 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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