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없는 사회 아직도 먼길…

  • 사회/교육
  • 미담

차별없는 사회 아직도 먼길…

휠체어 환승 엄두 못내 이틀전 장애인 콜택시 예약 전용화장실 고장 일쑤 맨 앞·뒤 전용좌석도 '분통'

  • 승인 2011-10-25 18:18
  • 신문게재 2011-10-26 6면
  • 이두배 기자이두배 기자
●장애인의 '도가니' 보러가는 길

오전 9시 지체장애인 문성자(33·대전시 서구 정림동)씨가 외출 준비에 분주하다. 오늘은 장애인 학교의 충격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를 보기 위해 극장을 갈 계획이다. 10시 반쯤 서구 정림동 문 씨의 집앞에 이틀전 예약한 장애인 콜택시가 도착했다.

장애인 버스를 이용하고 싶지만 둔산동 극장까지 가려면 환승을 해야 한다. 또, 전동휠체어가 들어가는 저상버스의 배차시간 또한 불규칙해 극장 예매 상영시간을 맞출 수 없어 장애인택시를 이용한다.

11시 대전 서구 월평동 C극장에 도착한 문씨는 극장 매표소에 들어서 상영시간을 확인한 후 장애인 화장실로 향했다.

여성 장애인 화장실 문이 활짝 열려있다. 버튼을 이용해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동문이었지만 몇 개월째 고장 난 상태다. 거동이 불편한 문씨는 할 수 없이 온 힘을 다해 간신히 문을 열고 들어가 볼일을 봐야했다. 장애인에게 불편함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극장 상영공간의 자리에도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맨 앞자리와 맨 뒷자리로 지정돼 있다.

맨앞자리의 경우 일반인들도 목이 아파 꺼리는 곳이지만 극장에서는 앞자리를 장애인석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몇 개 상영관에는 뒤쪽의 공간을 활용해 장애인석을 만들어 놓았지만 자리가 비좁아 움직이는데 문제가 많다. 문씨는 하는 수 없이 맨 뒷자리 귀퉁이에서 영화를 보았다.

문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사는 사회라는 말은 좋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문씨는 “쉽게 드나들어야할 장애인 화장실이 무늬만 장애인 전용화장실로 전락한 곳이 이곳 뿐 만이 아니다”라며 “대전 전 지역의 극장을 살펴보면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춘 곳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답답한 마음에 문씨는 극장 관계자에게 하소연 해 보지만 만족할 만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극장 관계자는 “계속해서 수리하는 업체에 연락을 해 고쳐달라고 재촉하고 있지만 부품문제인지 계속해서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상영관에 장애인석을 만들어 놓았으며 장애인 극장요금 할인이 며칠 전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돼 모든 장애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만든 쪽에서는 특별한 배려라고 하지만 이용하는 쪽에서는 그렇게 느끼지 않고 있다.

한 장애인 여성의 극장 가는 길과 영화 한편 보기까지는 이렇게 힘들었다.

이두배 기자 enqo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1.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2.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5.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