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가 도로운영회사에 '교통위험지원금'이란 명목으로 지원하는 운영비가 63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 운영비에 '배보다 더 큰 배꼽' 격인 추징 소득세까지 몽땅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2006년 이후 이 도로 운영비로 들어간 시민 혈세가 326억원에 달한다. '세금 먹는 하마'와 다름없다. 운영비 지원에 통행료도 내는 이중 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시민들의 눈에 세금까지 떠안아야 하는 고속화도로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수요 예측 때문이다. 천변고속화도로의 교통량은 지난해 말 현재 예측치의 53%에 불과하다. 이처럼 부풀린 예측을 기준으로 놓고 교통량 부족 등으로 수입이 현저하게 낮을 경우 운영회사의 금융채무를 시가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했으니 시민 혈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새나가는 것이다. 수요 예측이 정확한지 검증은 했는지 의문이다. 이런 정책 실패를 하고도 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속화도로 건설을 위해 일본에서 들여온 엔화차입금 130억엔(약 1700억원)의 만기가 내달 15일이면 돌아온다. 이 또한 대전시가 부담해야 한다. 말이 민자사업이지 '혈세 사업'이 된 꼴이다.
시민들에게 고통을 안기는 애물단지를 더 이상 방치할 순 없다. 대전시는 시민들이 낸 세금이 적정하게 쓰이도록 고민해야 한다. 고속화도로의 경우 통행량 조사를 다시 해 그에 맞도록 각종 조건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도로 운영, 통행료 징수 등 업무에 따라 각각인 업체들을 하나로 줄여서라도 지원금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올 들어 통행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개통 이후 끊임없이 문제점이 제기돼온 고속화도로다. 이젠 논란을 끝낼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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