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록 문화교육팀 차장 |
선거 때마다 출마 후보자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덧붙여 타 후보들은 모두 '나쁘고, 부도덕한 인물'로 몰아간다.
서울시장 선거를 예로 들자면 개인적으로 나경원 후보나 박원순 후보 모두 깨끗한 이미지였다. 학식이나 덕망, 인품, 사회적 공헌도 등 우리 사회를 이끄는 주류층 인사일뿐더러 청렴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선거운동 과정을 지켜보자니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몸서리가 처진다. 네거티브 전략이 검증을 위한 절차라느니,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며 반격에 나서는 등 이제껏 보아 온 선거판과 다름없이 헐뜯고 파헤치는 막장 선거로 치닫기 때문이다.
또 놀음과 마찬가지로 포커페이스가 필요하다.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하거나, 한 일 조차도 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하는 등 유권자들을 속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각각의 후보자들은 '올바른 선택'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자신만 뽑아주면 세상을 바꿀 수 있고, 뭐든 할 것처럼 입에 발린 소리를 늘어놓는다.
이제껏 진정으로 올바른 선택이 이뤄졌다면 재·보궐 선거는 필요 없을 것이다. 이는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뿐 아니라 유권자들도 곱씹어 볼 문제다.
이번 선거는 전국 32개 선거구에서 광역단체장 1명, 기초단체장 11명, 광역의원 11명, 기초의원 19명 등 모두 42명을 선출한다. 소요경비만도 400억원이 넘을 것이란 추정치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당선무효로 재선거를 치르는 인원만 기초단체장 10명, 광역의원 4명, 기초의원 9명 등 모두 23명에 달한다.
당선무효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경우이며, 피선거권 상실은 공직선거법 이외의 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것이 해당된다. 당시에는 선거에 당선됐더라도 불법 혐의가 드러나 직을 잃게 된 것이다.
400억원에 달하는 재·보궐 선거 비용 중 30%인 183억원 가량이 이들 때문에 국민의 혈세로 지출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당선무효로 재선거를 치르는 지역은 당선무효 된 장본인이 선거비용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 올바른 선택을 통해 그동안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이영록·문화교육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