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장으로 우석건설 박해상 대표가 지난 11일 대표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추대돼 취임했다. 요즘 건설업계는 오랜 경기침체에다 공공공사의 발주 감소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박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건설업의 운영난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는 그는 “건설인들이 주인이 되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임 박해상 회장을 만나 앞으로 협회의 운영계획과 회원사들의 권익향상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장에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 취임소감을 말해달라.
▲ 박해상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장 |
- 앞으로 회원사들의 발전 방안은 무엇이며, 앞으로 협회의 운용계획은.
▲지역 중소건설사의 건설물량 확대를 위해 대형공사에 지역제한, 지역의무 공동도급제도를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 분할 발주를 유도하고 실적제한이 최대한 완화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 협조를 구하겠다. 특히, 건설업계는 발주기관에서 지나치게 공사비를 삭감해 수익성은 고사하고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업이 사업에 전념하도록 공정하고 신속한 서비스 제공과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 문제해결에 온 힘을 쏟겠다. 최근에 충남도지사와 충남도교육감을 만나 대형공사의 분할발주와 BTL사업을 재정사업으로 발주해줄 것을 강력하게 건의해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앞으로도 대한건설협회 사무처 직원들과 함께 조달청, 한국수자원공사 등 유관기관을 찾아 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불합리한 제도개선 등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 공사물량 감소 등으로 지역 건설업계의 현실이 어렵다. 전국적으로도 도산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건설업계는 경기침체로 유동성 악화, PF 대출 연체율 급증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2008년 금융위기 후 경기침체로 상위 100대 건설사 중 40개사가 경영위기 상태에 빠졌거나 도산했다.
정부의 대형사업도 턴키, 최저가낙찰제 방식 등으로 진행되고 있어 대부분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반면에 지난해까지 1억원 이상 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중소건설사가 전체의 29%에 달하고 있는 게 지역 건설업계의 현실이다. 발주기관의 공사비 삭감 관행도 도를 넘으면서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건설사가 성실 시공할 수 있는 적정공사비 책정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건설사의 자구책도 중요하다. 회원사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은 무엇이라 보는가.
▲건설업계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책 없이는 위기 극복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부에서 지역 중소건설사를 위한 지원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건설업은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역밀착형 산업으로 고용 증대 효과가 크다. 공공의 발주물량 확대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며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입찰제도 등 문제도 시급해 해결돼야 할 선결과제다.
건설업계 또한 자구 일환으로 위기에 대비해 나름 혁신과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따라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찰스 다윈의 말도 있듯이, 앞으로는 강하고 지능적인 기업보다 변화에 잘 대응하는 기업만이 결국 생존하게 될 것이다.
- 최근 지역에선 건설사의 허위실적으로 선의의 피해를 본 업체가 많다.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이 있다면.
▲최근 단기간에 수백억원의 해외건설공사를 수주해 실적이 갑자기 증가한 업체가 늘어나 해외실적에 대한 불신이 큰 게 사실이다. 국내에선 소규모공사만 참여했던 업체가 수백억원짜리 해외건설공사를 불과 4~9개월만에 수주했다고 하면 상식적으로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회사규모나 기술인력현황 등을 감안할 때 허위실적이란 의혹을 지울 수가 없을 것이다. 정당하게 영업을 하는 건설사가 실적을 조작한 업체에 피해를 보는 것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에도 어긋난다고 본다.
재발방지를 위해 해외건설협회, 대사관에서 직접 계약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국내에선 국토해양부가 재차 검증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허위실적 적발업체는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과 형사고발 등 강력한 제재조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 내년부터 정부가 최저가낙찰제를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키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건설업계의 입장은 어떤가.
▲정부는 예산절감을 이유로 최저가낙찰제를 내년부터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역 중소건설업계는 정부 및 정치권에 대한 불만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최저가낙찰제는 시설물의 부실, 품질저하로 결국 발주자의 유지관리비용을 증가시키게 된다. 또 시설물의 내구연한도 단축될 가능성이 커 결국 정부예산이 낭비될 소지가 크다.
건설사 간 과당경쟁, 저가수주로 무리한 공기단축과 산업재해 우려 목소리도 만만찮다. 15개 건설단체는 12만명의 탄원서를 청와대와 총리실, 기획재정부 등 9개 정부기관 및 국회에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철회해 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국회도 '지역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최저가낙찰제 확대 철회 촉구 결의안(6·30)'을 본회의에서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감안, 최저가낙찰제 확대 계획 철회를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최저가낙찰제 확대는 모든 건설인이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건설사를 고사시키는 최저가낙찰제의 확대를 철회해야 할 것이다.
- 지역에선 세종시 등 대형 국책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대부분 대형건설사가 독차지하고 있다. 지역업체 참여확대방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 박해상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장 |
세종시 건설사업 등 대형국책사업은 지원방안 없이는 지역업체의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형공사가 최저가, 턴키방식으로 발주되면 상대적으로 실적, 기술력이 부족한 지역 중소건설사는 대형건설사와 경쟁할 수 없다.
지역 건설사의 공사참여를 위해선 분할발주를 확대하고 지역제한과 지역의무공동도급제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대형국책사업도 지역업체의 참여비율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줘야 한다.
- 끝으로 대한건설협회 회원사와 지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속되는 건설경기 침체, 물량 부족으로 건설사의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 건설업계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그러나 힘들긴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건설인들이 화합해 위기극복 신화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발주물량확대, 민간건설경기 회복 등 정부정책을 이끌어내는 데 힘을 쏟겠다.
지역민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건설산업은 국민경제의 높은 기여도에 비해 위상에 대한 평가는 매우 낮다. 건설업은 산업기반시설 구축,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했음에도 지역민에 부실공사, 부정부패 등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져 안타깝다. 건설업계는 부정적인 이미지 해소를 위해 끊임없는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건설인들은 앞장서 충남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대담=백운석 건설금융팀장, 정리=조성수, 사진=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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