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인 잔티로안씨가 서산시와 한 병원의 도움으로 치통을 치료했다. |
연필로 삐뚤빼뚤 그려진(?) 편지를 쓴 사람은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잔티로안(26·해미면 저성리)씨였다.
잔티로안은 베트남 호찌민에서 태어나 2005년 서산으로 시집와 남편 송경선(51·해미면 저성리)씨와 사이에 6살, 4살 된 여자아이 둘을 두고 있다.
그녀가 편지를 쓴 이유는 충치와 치주질환이 심해 고통 받다가 시 다문화가족 건강검진사업에 참여, 지역 의료기관의 도움으로 치통을 완치했기 때문이다.
잔티로안은 지난 8월 다문화가족 무료건강검진에 참여할 당시 잠을 못 이룰 정도의 극심한 치통을 호소해 치과전문의가 당장 이를 모두 뽑고 의치로 바꿀 것을 권했다.
하지만 남의 농사를 대신 지으면 살아가는 이들부부에게 300만원이 넘는 시술비용은 버겁기만 했다.
남편 송씨는 우선 아쉬운 대로 아픔을 느끼지 못하도록 신경을 차단하는 시술만이라도 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가 않을 만큼 잔티로안의 상태는 심각했다.
이에 서산시는 몇몇 병원에 전화해 사정을 얘기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으나 모 병원에서 검진이나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와 검진결과 의치시술이 시급하나 비용이 만만치 않아 무료로 해주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들었다.
잔티로안과 임향미 주무관이 경제적인 이유로 망설이자 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본 치과의사가 무료시술을 약속했고 최근까지 2개월 정도 걸려서 의치시술과 신경치료 등을 통해 잔티로안의 치통은 씻은 듯이 나았다.
잔티로안은 “감사함을 표하고 싶은데 달리 방법을 몰라서 시장님하고 의사 선생님에게 편지를 썼어요”라며 “서산에는 고마운 분들이 참 많아서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제 시장권한대행은 “어려운 이웃들을 챙기고 보살펴 '다함께 잘 사는 서산' 만들기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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