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꿈 사고팔기 - 희망과 할제(미래) 일구기

우리는 꿈을 꾼다. 그 꿈은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일 수도 있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할제(미래)에 대한 희망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꿈은 희망이고 할제다. 어떤 난관에 부딪혀 어려움을 당할 때 꿈을 꾸라고 한다. 꿈을 잃으면 죽음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런데 이 꿈은 자면서 실제 꾸는 꿈과 동일시 하기도 한다.

평소의 꿈과 희망이 꿈속에 나타난다고 한다. 꿈속에 나타난 현상이 곧 앞일을 나타낸다고 믿기도 한다. 이를 예지몽이라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을 한시도 무시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언젠가 꾸었던 꿈과 비교한다. 반대로 어떤 꿈을 꾸면 언제 이런 일이 이루어질까? 아니면 좋은 꿈일까? 나쁜 꿈일까? 궁금해 하고 그 숨은 뜻을 캐어 보려고 애쓴다.

꿈은 현실에서는 반대라든지 어떤 꿈은 꼭 맞으니 며칠 동안은 삼가야 한다든지 하는 일은 생활하면서 누구든지 한번쯤은 견주어 보는 일이다.

특히 좋은 꿈은 아무리 친한 가족이나 부부사이라도 서로 절대 말해서는 안된다는 금기도 있다. 꿈이야기를 전하는 순간 내꿈이 아니라 남의 꿈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복권꿈이나 태몽꿈은 몹시 흔한 사례 가운데 하나이고 그 적중률 또한 높다고 믿고 있다. 한편에서는 꿈은 꿈에 불과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꿈에 대한 관심은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이다.

심리학의 개척자로 불리는 프로이트는 꿈에 관심이 많았고 인간심리와 정신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꼽고 있다. 그래서 꿈의 해석이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꿈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로 여겨지기도 하고 문제점을 찾아 진단 할 수 있는 하나의 요소로 간주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꿈을 사고 파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바로 김유신의 누이동생 문희가 언니 보희에게서 꿈을 산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춘추의 아들을 가지게 되어 꿈을 산덕에 김춘추의 아내가 되었다는 역사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당시로서는 비싼 값에 용과 호랑이를 본 좋은 꿈을 사고 판 정식계약서가 있음을 밝혔다. 사람들은 언제나 좋은 꿈을 사거나 팔면서 꿈의 해학을 넘어 윤택한 삶과 할제에 대한 희망을 꿈꾸며 삶의 활력소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활력소는 개인의 삶과 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었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