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주의 작업은 반복적 행위(나뭇가지를 반복적으로 그림)를 통해 집단성을 구축하는 데 있다.
이 나뭇가지는 자연 그대로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의미할 수 있다.
또 인간과 다른 무엇의 관계를 의미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나뭇가지의 유기적 관계가 나뭇가지를 원형과 수직 방향으로 집중과 확산을 반복함으로써 움직임과 에너지를 극대화했고, 내용은 우리나라 전통색을 이용해 전체, 전일 홀리스틱(균형, 포괄, 연계)을 표현했다.
반복적 표현행위는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면서 정체성을 경험하게 되고 무아의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형상을 만들어가는 시간은 비록 느리게 진행되지만 시간과 표현이 동화돼 완성된 작품은 자신을 투영시켜 멀리서 자기를 보는 관조의 경험을 하게 한다.
이와 같은 경험이 좀 더 확대되어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이 내면의 사색을 가능케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다.
이 작가의 반복적 표현행위는 작품 전체에 점층적으로 사용돼 시각적 착시를 유지하면서 단색을 이용한 나무의 표현은 정서적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 즉 끊임없이 순환적으로 일어나는 생명력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 조형적 미감을 고양시켜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반복해 생명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함이 담겨있다.
또한 작품 속 그릇은 단순한 음식을 담아먹는 그릇과 인간의 욕망, 탐욕, 식욕, 성욕 등의 광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릇과 나뭇가지들의 집합체는 세상에 존재하는 만물의 치유의 공간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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