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극심한 소득 양극화 '정치가 원인이다'

[강신철]극심한 소득 양극화 '정치가 원인이다'

스타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빈부격차 해소 방안 등 제시

  • 승인 2011-10-18 14:19
  • 신문게재 2011-10-19 9면
  • 강신철 백북스 운영위원장강신철 백북스 운영위원장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 - 미래를 말하다]

폴 크루그먼은 뉴욕에서 태어나 예일대를 졸업하고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일했고, 예일, 스탠퍼드, MIT에서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크루그먼은 신케인스주의 경제학자이며, 그의 관점은 그의 저서 하찮은 번영에 잘 나타나 있다. 크루그먼은 조지 W 부시 정권의 외교와 미국 내 정책에 대해 혹독하게 비판을 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 미래를 말하다
<br />
▲ 미래를 말하다
뉴딜정책 이전의 미국에는 부와 권력 불평등이 만연했다. 명목상으로는 민주정치 국가였으나 정부는 대다수 국민들의 경제적 이해를 대변하기 보다는 소수 경제 엘리트들의 이익을 대변했다. 게다가 부유한 경제적 엘리트들이 정계를 장악한 것도 지금의 미국 상황과 유사했다. 저자는 1870년대부터 뉴딜정책이 실시된 1930년대까지를 하나로 묶어 '도금시대'라고 부른다.

뉴딜정책 이후, 세계 2차 대전을 겪으면서 미국은 경제적으로 대호황을 맞으면서 보수성향의 공화당이 집권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여기에는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들의 공이 컸다. 공화당은 부유층의 세금을 인하하고 정부의 혜택을 줄이며 복지국가정책을 없애려고 했다. 그 결과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이 책을 집필할 2007년 당시, 미국의 상위 0.01%의 부자들은 1973년에 비해 76배나 소득이 증가한 반면, 일반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은 12%나 감소했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소득 불균형의 원인으로 이민과 국제무역이 증가함에 따라 숙련된 노동자의 임금이 증가하고, 그렇지 못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숙련 편향적 기술변화라는 불분명한 가설보다는 제도와 사회규범의 변화가 소득 불균형을 확대시켰다는 주장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소득격차가 심해지면 국민은 좌경화 되는 경향이 있다. 소득의 불평등이 커져서 국민들에게 복지정책이 더 인기 있어야 할 마당에, 어떻게 복지정책을 줄이고 도금시대의 세금제도로 회귀하려는 공화당이 더 자주 집권을 하는 것일까?

미국의 보수주의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성공의 비결은 인종문제를 이용하고, 국가 안보를 이용해 여론을 혼란시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선거 때마다 지역차별과 북한의 위협을 상기시키는 전략과 매우 유사하다.

크루그먼은 소득의 양극화 현상을 줄이기 위해 부자감세조치를 폐지하고 국민의료보험제도를 구축한 다음, 조세제도의 누진적 특성의 복원을 더 확대하고 늘어난 세수를 중하위소득 가정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크루그먼은 극심한 빈부격차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만 마련하면 얼마든지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 그리고 법치를 믿기 때문에 그는 진보주의자이며 그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진보적인 단체나 조직을 하나의 운동으로 결집시킨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확실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고, 진보주의 운동의 최종 목표는 진정으로 살아 있는, 자유로운 경쟁에 의한 민주주의를 재정립하는 것이다”라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노암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주의 학자가 자국의 정치 상황을 날카롭게 비판한 책으로서, 우리나라의 현 정치상황을 이해하고 미래의 전개방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