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은 뉴욕에서 태어나 예일대를 졸업하고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일했고, 예일, 스탠퍼드, MIT에서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크루그먼은 신케인스주의 경제학자이며, 그의 관점은 그의 저서 하찮은 번영에 잘 나타나 있다. 크루그먼은 조지 W 부시 정권의 외교와 미국 내 정책에 대해 혹독하게 비판을 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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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정책 이후, 세계 2차 대전을 겪으면서 미국은 경제적으로 대호황을 맞으면서 보수성향의 공화당이 집권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여기에는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들의 공이 컸다. 공화당은 부유층의 세금을 인하하고 정부의 혜택을 줄이며 복지국가정책을 없애려고 했다. 그 결과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이 책을 집필할 2007년 당시, 미국의 상위 0.01%의 부자들은 1973년에 비해 76배나 소득이 증가한 반면, 일반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은 12%나 감소했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소득 불균형의 원인으로 이민과 국제무역이 증가함에 따라 숙련된 노동자의 임금이 증가하고, 그렇지 못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숙련 편향적 기술변화라는 불분명한 가설보다는 제도와 사회규범의 변화가 소득 불균형을 확대시켰다는 주장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소득격차가 심해지면 국민은 좌경화 되는 경향이 있다. 소득의 불평등이 커져서 국민들에게 복지정책이 더 인기 있어야 할 마당에, 어떻게 복지정책을 줄이고 도금시대의 세금제도로 회귀하려는 공화당이 더 자주 집권을 하는 것일까?
미국의 보수주의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성공의 비결은 인종문제를 이용하고, 국가 안보를 이용해 여론을 혼란시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선거 때마다 지역차별과 북한의 위협을 상기시키는 전략과 매우 유사하다.
크루그먼은 소득의 양극화 현상을 줄이기 위해 부자감세조치를 폐지하고 국민의료보험제도를 구축한 다음, 조세제도의 누진적 특성의 복원을 더 확대하고 늘어난 세수를 중하위소득 가정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크루그먼은 극심한 빈부격차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만 마련하면 얼마든지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 그리고 법치를 믿기 때문에 그는 진보주의자이며 그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진보적인 단체나 조직을 하나의 운동으로 결집시킨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확실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고, 진보주의 운동의 최종 목표는 진정으로 살아 있는, 자유로운 경쟁에 의한 민주주의를 재정립하는 것이다”라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노암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주의 학자가 자국의 정치 상황을 날카롭게 비판한 책으로서, 우리나라의 현 정치상황을 이해하고 미래의 전개방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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