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울고… 대흥동 연극잔치 열렸네!

  • 문화
  • 공연/전시

웃고 울고… 대흥동 연극잔치 열렸네!

소극장 6곳서 다양한 장르 선봬… 뮤지컬·만담 등 골라보는 재미 '두배'

  • 승인 2011-10-18 14:19
  • 신문게재 2011-10-19 10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연극보기 좋은 계절 가을, 대흥동에 자리를 잡은 연극전용 소극장 6곳에서 다음 달 13일까지 한 달간 '소극장 연극축제'를 개최한다.

이번에 공연되는 연극 중에서는 새로운 형식의 연극도 포함돼 있어 다양한 무대 공연을 접하고자 하는 연극 마니아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지난해 대전연극의 큰 소식 중 하나는 '소극장 연극제'에 대한 성과다.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며 지역의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 땀 흘려 온 소극장들이 문화에 목마른 지역민들을 찾아갔다. 그 결과 행사 첫날부터 비좁은 소극장 객석을 관객들이 가득 메웠다.

그동안 연극에 관심은 있었으나 정보 부재 혹은 단시일에 끝나버리고 마는 공연 때문에 좋은 작품이 소문날 틈도 없이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소극장이라는 하드웨어가 갖춰져 극단이 가지고 있는 레퍼토리를 장기간 공연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다음은 이번 소극장 연극축제에서 공연되는 5개 작품이다.

▲ '장군슈퍼'의 한 장면.
▲ '장군슈퍼'의 한 장면.
▲극단 금강 '장군슈퍼'=다음 달 4일부터 13일까지 소극장 금강. 춘천 거기와 임대아파트로 연극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극작가 김한길의 작품인 장군슈퍼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주는 친숙함과 그 속에서 찌릿한 감동과 흐뭇한 웃음이 존재한다. 또 그들의 삶 속에 우리의 삶 속에 진실된 가족의 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장군슈퍼의 외아들이자 이 시대의 청년 실업자 장군. 장군슈퍼에서 소일하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일상인 장군은 가게에 찾아온 미선을 만난다. 동네 후배 성환에 의해 미선을 동네 약사로 오해하면서 미선과 가까이하게 된다. 장군에게 미선은 셔터맨이라는 편안한 삶을 보장할 돌파구였다. 셔터맨을 꿈꾸는 장군에게 뜻밖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극단 토끼가 사는 달 '새끼'=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드림 아트홀. 엄마의 모성애를 소재로 한 '새끼'는 엄마의 무한한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 시각장애인 자녀를 둔 미혼모의 전쟁과 같은 삶의 이야기다.

칠흙같은 어둠을 오색 빛 세상으로 만들어주려는 자식의 짊을 함께 이고 가는 애틋한 엄마의 모습 속에서 도리어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엄마'라는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가슴 뭉클한 나름대로의 사랑과 희생 아픔의 이야기가 있다.

세 여자의 엄마와 자식 간의 관계를 통해 필연적이면서도 어쩌면 한쪽 가슴에 버려둔 끝도 없는 이야기가 연극을 통해 펼쳐진다.

▲극단 새벽 '날아라 병아리'=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소극장 마당. 외로움, 기다림. 반드시 그렇게 되리란 믿음으로 기다리는 것과 기다릴 수밖에 없어 기다리는 것, 이 두 가지의 기다림은 같지만 다르다. 옛 연인이 '다시와 먹으마'하고 남겨 두고 간 양주병에 소주를 부어 마시는 할머니에게 '양주병'은 연인을 기다리게 하는 유일한 사물이다.

그리고 면접에 늘 실패하는 손녀에게는 면접위원의 '끄덕거림'이 합격 소식을 기다리게 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된다. 작품 속 인물들의 기다림은 간절한 이상이다. 그러나 기다릴 때는 오지 않다가 어느 날 불쑥 찾아올 수 있는 것이 우리들의 삶에는 있으며 그 희망을 버리지 않기에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있음을 작품을 통해 전달한다.

▲ '7인의 천사'의 한 장면.
▲ '7인의 천사'의 한 장면.
▲극단 셰익스피어 '7인의 천사'=2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7인의 천사'는 삶의 일상에 숨은 천사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현대인은 지금 살기 위한 생존경쟁으로 삭막한 현실 속에 지쳐 있다. 지쳐 있는 삶 자체가 우리가 극복해야 할 인간의 본연임을 잊고 산다. 연극을 통해 삶에 찌들어 있는 고난 속 세상 인간들에게 고난 뒤에 올 축복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현재 겪는 고난의 삶이 아름다운 축복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 '꽃마차는 달려간다'의 한 장면.
▲ '꽃마차는 달려간다'의 한 장면.
▲극단 앙상블 '꽃마차는 달려간다'= 다음 달 13일까지 소극장 고도. 언어 마술사 작가 김태수가 그리는 '꽃마차는 달려간다'는 웃는 재미와 우는 재미의 두축을 잘 엮어 나가면서 작가의 해박한 입담과 속담, 질펀한 토속어 속에서 내뿜어지는 언어적 유머가 눈길을 끈다.

한 노인의 삶을 통해서 보는 우리시대의 자화상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퉁명스럽고 고집스러운 순보 노인의 삶을 통해 소외되고 홀대받는 서민들의 슬픔을 넘어 진한 아름다운 삶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친구와 가족의 의미' 그리고 '삶과 죽음' 죽는 것보다 더 아픈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는 것이라 말하는 한 노인의 회한의 눈물을 통해 감동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