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걸면 불법, 내가 걸면 합법?

공공기관 현수막 금지구역에 버젓이 내걸려 '빈축'

지정게시대가 텅 비어있는데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에서 제작한 현수막이 불법 현수막 부착금지구역에 무분별하게 내걸려 있어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대덕경찰서와 대덕구체육회는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동춘당공원 앞 4거리 가로수 사이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

대덕경찰서는 10월 무단횡단 근절 강조의 달로 서명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대덕구체육회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인 걷기대회 홍보 현수막이다.

그런데 이들 현수막 옆에는 대덕구가 부착한 불법 현수막 부착 절대금지지역으로 부착시 사직당국에 고발 등 과태료 500만원 이하 조치됨을 알리는 게시판이 설치돼 있다.

또한 대덕구가 위탁 운영하는 맞은편 현수막 지정게시대는 텅 비어 있어 보는 이들을 의아하게하고 있다.

시민 오모(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씨는 “주민들에겐 불법 현수막 부착금지구역으로 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공공기관에서는 보란듯이 불법 현수막을 붙일 수 있느냐”면서 “더구나 반대쪽 현수막 지정게시대는 텅텅 비어 있는데 이는 공공기관이 나서서 불법을 자행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덕구관계자는 “이들 현수막은 공공성격을 담고 있어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8조에 따라 단속에서 제외된다”며 “그러나 가로수나 가로등에 현수막을 다는 건 위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두배 기자 enqo2@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