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귀농·귀촌 제대로 알자
2.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 높여야
3. 맞춤형 지원 정책 필요
4. 도시농업도 주목
5. 경험자에게 듣는 귀농·귀촌
귀농은 삶의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게 된다. 이 변화가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결말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귀농을 결심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충남도 농업기술원의 도움을 통해 알아본다.
①부부간 혹은 가족간 온전히 합의했는가?
귀농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와 가족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찾아서'일 것이다. 가족 모두가 마음을 모으면 더 할 나위가 없겠지만 가족 중에 한 사람이라도 반대할 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남편과 아내, 어느 한 쪽의 의지로 귀농을 감행한 가정 중 어느 한 편이 우울증에 걸리거나 무기력이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아이들도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 어려워하며 도시로 돌아가자고 조르는 경우도 많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누군가 귀농을 망설이면 우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귀농강좌 수강이나 도농교류 행사, 귀농 선배 방문 등을 통해 스스로 여러 상황을 경험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②최소 2~3년간 버틸 생활비를 확보했는가?
귀농은 꿈이고 현실은 고난의 연속에 가깝다. 귀농 첫해부터 수지가 맞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삼년 안에 적자를 면하면 정착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치 생활비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농사를 지을 경우 도시와는 달리 달마다 일정한 수입을 얻기가 어렵다. 자연히 공과금 등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 비용이 부담스럽다. 따라서 조정이 가능한 항목은 결제시기를 월납보다는 봄 작기가 끝나는 6~7월이나 가을걷이 후에 농산물 판매대금이 들어오는 시기를 감안해서 정한다. 각종 보험료나 회비도 가능하면 월납보다는 분납(반기납 포함)이나 연납이 농가에 훨씬 유리하다.
③지역사회에 대한 정보는 파악됐는가?
귀농 후 이사가 잦은 농가가 많다. 이유야 여러가지지만 결국 손해는 자신이 감당하게 된다. 특히 읍이나 면의 경계를 넘지 않는 한 리(里)단위의 이주는 알음알음 소문이 전해져 정착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지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임대가 많은 귀농가의 특성상 한 두 번은 수긍을 하지만 잦은 이사는 지역 사람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경계심을 부추긴다. 일단 부정적인 소문이 돌면 좀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곳이 시골이다. 그래서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도시보다 시골이 더 중요하다.
④농촌에 내려갈 특별한 이유를 찾아냈는가?
귀농 후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대부분 농촌 생활에 만족한다. 경제적인 안정 여부를 떠나 농촌에 뿌리를 깊게 내린 이들에게는 무언가 떠날 수 없는 분명한 이유들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이유가 농가마다 조금씩 다르면서도 본질적으로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농사짓는 보람이든, 꽃을 가꾸는 기쁨이든 그들은 도시에서는 맛보기 힘든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고 있다.
⑤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마음의 준비가 됐는가?
농촌도 사람 사는 곳이라 다툼과 갈등이 생기는 것은 도시와 마찬가지다. 개인을 중시하는 도시의 '자율과 독립'은 '협동과 통일'을 앞세우는 농촌의 가치와 수시로 부딪힌다. 이따금씩 새벽에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도 있고 바쁜 일이 있어도 동네 애경사에는 빠지기 어렵다. 때로는 양해도 없이 내 논의 물꼬를 막고 물길을 돌리는 논이웃도 허다하다. 이런 일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급기야 농촌이 싫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가 있으면 해법도 있고 농촌의 해법은 도시와는 전혀 다르다. 당장 분하고 억울하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인내로 풀어야 한다. 물리적 충돌은 절대 금기사항이다.
자료제공=충남도 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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