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옥란 편집팀 차장 |
얼마 전 덴마크는 비만인구를 줄이기 위해 '세금'이라는 무기를 꺼내 들었다. 버터와 우유는 물론 피자, 식용유, 육류, 조리식품까지 포화 지방을 함유한 모든 식품에 '비만세'를 매기면서 전면전을 선포한 것. 비만세는 비만 유발의 주범인 나쁜 지방에 세금을 높게 붙여 국민의 지방 섭취를 줄여 비만율과 함께 이에 따른 질병도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덴마크가 앞서 나가자 늘어나는 비만인구에 고심하던 영국 등 유럽과 세계 비만 1위국인 미국까지 도미노 효과가 퍼질 기미다.
그들 정부는 '비만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건강관련 재정에 더 많이 공헌해야 한다', '국민 건강도 챙기면서 바닥난 재정도 채우자' 등의 의도로 비만세 징수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실제로 비만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유럽, 미국에서 불고 있는 비만과의 전쟁은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또한 비만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 비만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비만학회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성인비만율은 1998년 26.0%→2007년 30.7%→2009년 31.3%로, 소아·청소년(2~18세)은 1998년 8.5%→2009년 9.1%로 늘었다. 특히 저소득 가정의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두 배 가까이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지방함량이 높은 값싼 고열량 저영양식(패스트푸드)의 보급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져 사회 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만성질환 증가와 함께 의료비 지출 상승 등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한해 1조원이 넘는다. 이렇듯 계속 비만인구가 늘어간다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비만세를 고민할 날이 올 것이다.
16일은 비만의 날이었다. 정부, 학회, 단체 등에서 다양한 비만예방을 위해 교육, 홍보활동을 펼쳤지만 백문이 불여일 '운동'이다. '뚱보'없는 건강하고 날씬한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뛰자.
현옥란 ·편집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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