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적은 쌀 생산량으로 쌀값 상승이 예상되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등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재비 등의 인상으로 쌀값 상승을 기대했던 농민들은 불안정한 쌀값으로 걱정이 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통계청은 최근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이 421만6000t으로 지난해(429만5000t)보다 1.9%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냉해로 대흉작을 기록했던 1980년 335만t 이후 31년만의 최저치다.
최근 5년 동안 쌀 생산량은 2006년 468만t, 2007년 440만8000t, 2008년 484만3000t, 2009년 491만6000t 등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29만5000t으로 급감했다. 쌀 재배면적도 줄었기 때문이다. 또 저온현상 등 예상치 못한 기상악화로 인한 영향도 크다. 이에 따라 올해 내내 이어졌던 높은 쌀값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농정 전문 연구기관인 GS&J인스티튜트는 '쌀값 어떻게 될까' 보고서를 발표해 올 수확기(10~12월) 쌀값이 80㎏당 16만원 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일 발표된 올해산 신곡 가격 16만6284원보다는 조금 낮아진 것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6~17% 높아진 수치다.
이승정 GS&J인스티튜트 연구원은 “수확기 쌀값은 시장 공급량, 식량 소비량, 정부 재고량, 전년산 계절진폭률 등을 통해 예측이 가능하다”며 “특히 지난해 10~12월 쌀 평균 가격에 대한 올 7~8월의 상승률을 뜻하는 계절진폭률이 커 생산 농가나 쌀 상인들이 수확기에 쌀을 팔기보다는 내년까지 쌀을 보관할 가능성이 높아 쌀값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공공 비축미를 방출하고 수매가도 낮게 산정할 가능성도 있어 쌀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민들은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경우 생산비 부담으로 소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며 수매가를 현실에 맞게 책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 사무처장은 “그동안 농자재비와 인건비 등의 지속적인 상승 등으로 쌀 가격 상승 요인은 분명했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며 “올해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벼 수매가 설정시 ㎏당 1500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