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회 전국체전이 막을 내렸다. 대전은 지난해와 같은 종합순위 13위, 충남은 7위의 성적을 받았다.
한 계단 도약하려던 대전이나, 14년 연속 상위권을 유지했던 충남의 순위하락은 체육이 변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대전, 체질개선 시급=메달 개수가 아닌 종합점수로 순위를 결정하는 전국체전에서 대전이 도약하려면 단체 종목의 육성이 시급하다.
단체 종목 1승은 개인 종목 금메달 5개와 같은 점수여서 금메달을 많이 따더라도 단체 종목에서 선전하지 않으면 순위상승은 기대할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 한 단계 도약을 하려던 대전체육의 발목을 잡은 것도 역시 단체 종목의 부진이었다.
야구, 축구, 럭비, 핸드볼 등 단체 종목 대부분이 1회전 탈락하면서 점수획득에 실패하며 목표했던 12위 달성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대전과 매년 순위경쟁을 하는 충북(12위)이나 전남(11위)은 기록경기와 체급경기에서 대전과 비슷한 점수를 획득하며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단체 종목에서는 대전보다 월등한 성적을 기록했다.
단체경기에서 대전이 6414점을 받은 반면 충북은 9565점, 전남은 8818점을 받아 대전과 순위경쟁에서 앞섰다.
대전이 단체 종목에서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은 일반 실업팀의 부재가 원인이다. 고등부, 대학부 단체 종목 우수선수들이 실업팀 부재로 타 시·도로 떠나면서 전력누수를 가져왔다.
대전체육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선수연계 육성'과 '부재 팀 창단'이 매년 단골메뉴로 거론되고 있다. 이제는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때다.
▲충남, 예견된 성적 하락… 시스템 개선해야=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추락한 충남 선수단의 이번 전국체전 성적표를 놓고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시·도 종합순위 상위권(3~5위)을 유지했던 충남선수단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종합 7위를 기록, 세 계단나 순위가 하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종목별로는 10개 종목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상승했지만 무려 30개 종목의 순위가 하락하면서 성적 하락폭이 상승폭 보다 큰 결과를 낳았다.
도 체육회는 이번 대회의 성적하락에 대해 전체적인 대진운이 나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일반부의 부진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고등부 순위는 다소 하락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점수를 얻었고 대학부 역시 약진했다.
일반부 가운데 충남도와 각 시·군청 육성팀의 부진은 이번 대회 성적을 통해 반드시 짚고 가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시·군 육성팀의 경우 지난해부터 각종 훈련비와 스카우트비 등 각종 예산집행권이 도체육회에서 충남도로 넘어갔고 이는 도 체육회로 하여금 시·군 육성팀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 체육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시·군 육성팀의 경우 올해 육성체계 변화로 인해 적지 않은 혼돈을 겪고 있는 모습”이라며 “일부 시·군에서는 시·군 육성팀의 시스템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지 않으면 성적이 더 추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앞으로 충남도와 함께 일반부 선수들의 부진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세울 것”이라며 “충남체육에 일종의 위기가 닥친 만큼 시·군청 지도자들과 가맹경기단체, 체육회, 도청 등 모두가 힘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은남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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