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부담을 가중시킨 예대마진 등의 수익으로 두둑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타오르는 '월가 시위'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1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사회적 기업인 한국이지론(주)의 자본금을 30억원 확충하는 방안을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6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여신전문사 등 금융회사에 출자를 권유했다.
이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서민금융기반 활성화 대책에 맞춰 서민의 대출중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사들이 이지론 주주로 참여하는 자본확충을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 은행들은 출연은 가능할 수 있지만, 출연의 경우 한국이지론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은행내부적으로도 회계처리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출연은 사회 환원과 공익 차원에서 내면 되지만, 출자는 매년 경영성과를 따져야 하고, 적자가 발생하면 추가 증자에 나서는 등 지속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적 공익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복잡한 문제가 있더라도 사업의 취지 등을 볼 때 출자하도록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은 막대한 성과급으로 '돈 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비판이 쏠리고 있다.
실제, 18개 은행은 상반기에 10조원(1/4분기 4조5000억원, 2/4분기 5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은행권의 올해 전체 순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2007년의 15조원을 넘어 20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올해 등기임원에 2009년과 2010년 실적을 바탕으로 1인당 2000만원 정도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일반 임직원은 연말에 성과급을 받을 예정이다.
특히 올해 2조원 정도의 당기순익이 예상되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200%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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