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판 도가니' 재수사 가능할까?

민간단체 재조명 촉구… 경찰 “일사부재리 원칙에 불가”

▲ “사회복지사업법 개정하라” 광주인화학교 성폭력 사건해결과 사회복지 사업법 개정을 위한 대전시민 청원운동 선포식이 12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역에서 대전장애인 차별연대 주최로 열린 가운데 각정당의 입장 발표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강력히 촉구했다.김상구 기자 ttiger39@

영화 '도가니'로 들끓고 있는 국민적 분노가 '대전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장애인 성폭행 사건으로 옮겨지면서 재수사 여부에 지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2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역 광장에서 성폭력사건해결 및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청원을 위한 10만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날 김순영 대전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장은 “대전 장애여학생 성폭행 사건을 형사법원으로 재송치하는 등 재수사가 필요하다”며 “가해학생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장애인철폐연대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촉구 시민청원운동과 함께 지난해 5월 대전지역에서 정신지체장애 3급인 피해자를 고등학생 16명이 한달여 동안 성폭행한 '대전판 도가니' 사건의 재조명을 촉구했다.

대전학부모연대를 비롯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등 54개 단체로 참여한 대전 지적장애여성 성폭행사건 엄정수사 처벌촉구 공동대책위 역시 이번 재수사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인 광주인화학교에 대한 경찰의 재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간단체 역시 대전지역 성폭행 사건의 재수사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말께 경찰청 본청과 광주지방경찰청은 광주인화학교에 남은 장애인의 인권 및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수사팀을 편성, 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나섰기 때문.

그러나 현재 대전경찰청은 대전 성폭행 사건의 재수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형사소송법 상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동일 사안에 대한 2차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전경찰청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 범행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재수사는 검토해보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조사를 한다는 것은 경찰의 직권남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