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 곳곳에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귀도 잘 들리지 않고 눈도 침침해진다. 눈에서는 연령의 증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단순히 노환이려니 생각하고 방치할 경우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 있다.
망막의 중심부로 시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는 '연령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이다. 이 질환은 5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앞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서 그 발생빈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소 생소한 질병이지만 결과가 좋지 못한 황반변성에 대해 건양대병원 안과 이영훈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 이영훈 건양대병원 안과 교수 |
황반부는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세포중 특히 원초세포가 밀집돼 있어서 중심시력(Central vision)을 담당한다. 생계와 관련된 직장 및 사회활동은 물론, 개인의 독립적인 일상생활까지 가능하게 한다.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말 그대로 나이와 연관이 높다. 병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나이가 들면서 그 유병률이 증가한다. 연령외에 흡연, 강한 자외선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느 정도의 유전적 요인도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반변성은 건성황반변성(Dry AMD)과 습성황반변성(Wet AMD)으로 분류할 수 있다.
건성황반변성은 망막에 드루젠이라 하는 시세포의 대사물질이 침착되거나 망막색소상피의 위축과 같은 병변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 이는 흔히 보는 형태로 연령관련 황반변성 모든 증례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통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습성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습성황반변성은 연령관련 황반변성 모든 사례의 약 10%를 차지하며 망막 밑에 맥락막 신생혈관이 자라서 생긴다. 이러한 신생혈관은 황반부에 삼출물, 출혈 등을 일으켜 중심시력에 영향을 주며,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심한 경우 수 주 안에 실명을 초래할 수도 있다.
▲ 황반변성을 의심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암슬러 격자 검사법이다. 위 그림처럼 격자무늬가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부가 보이지 않는다면 전문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
▲환자에게 어떠한 증상이 올까?=황반변성의 증상으로는 글씨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물체의 크기가 다르게 보이는 변시증, 물체의 색깔이나 명암이 다르게 보이는 변색증, 그리고 중심부가 가려져 안보이는 중심암점등이 있다.
황반병성을 의심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검사법은 암슬러 격자(Amsler grid)검사다. 일정한 간격의 바둑판 무늬를 병변이 있는 눈으로 관찰시 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위에서 말한 증상(줄무늬가 휘어져 보이거나 가려져 보이는 등의 증상)이 보일 수 있다.
황반변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망막전문의에 의한 안저검사는 기본으로 황반변성이 의심되는 경우 형광안저촬영 및 빛간섭단층촬영 등을 통해 황반부의 구조적 이상을 발견하게 된다.
모든 병이 그러하듯 황변변성의 경우 특히 조기 진단이 예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집에서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자가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황반변성의 치료법으로 크게 안구내 항체주사 치료와 광역학레이저 치료가 있다.
1. 광역학 레이저 치료(Photodynamic therapy)=빛에 의해 활성화되는 특수한 광감작 약물인 비쥬다인을 정맥 주사후 일정시간 경과한 후에 특수한 파장의 레이저를 병변부위에 조사하여 약물을 활성화 시켜 신생혈관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항체주사가 시행되기 전 많이 시행되었으나 최근 항체주사의 시행으로 빈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습성황반변성의 효과적인 치료법인 것은 분명하다.
2. 항체주사치료(Intravitreal Anti-VEGF(Ranibizumab, Lucentis?)injection)=신생혈관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내피생성인자에 결합하는 약물(Ranibizumab)을 직접 눈속에 주사하여 신생혈관의 발생억제 및 불활성화를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습성황반변성환자를 대상으로 1개월 간격으로 3회 연속주사하며, 이후 치료 반응정도에 따라 추가 주사여부를 결정한다. 광역학 레이저 치료보다 환자들의 불편감이 덜하고, 치료 효과도 비슷하여 습성황반변성의 주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면서 황반부에 변화가 생기는 병이다. 대부분은 건성황반변성으로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습성황반변성의 경우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적할 치료가 필요하다.
건양대병원 안과 이영훈 교수는 “다행히 비교적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으므로 암슬러 격자등을 이용한 자가 검사후 이상이 의심되면 빨리 안과 검진을 받아 조기에 적절한 치료로 좀더 나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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