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자살예방기관 등의 사전방지 노력만으로는 동반 자살을 막는 데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대책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청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께 청양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남성 4명의 변사사건을 수사한 결과 동반 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청양서 관계자는 “거주지가 각기 다르고 평소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며 시신에서 타살혐의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동반 자살로 보인다”며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에는 홍성 모 요양병원 주차장 차량 안에서 70대 남편과 60대 부인이 처지를 비관해 농약을 함께 음독, 남편이 숨졌다.
전 달 26일에도 홍성의 한 모텔에서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동반 자살을 하려다 가족의 신고로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다.
같은달 22일에는 아산의 한 농로에 세워진 차량 안에서 취업실패를 비관한 20~30대 남성 3명이 자살을 기도, 중태에 빠졌다. 이처럼 동반자살이 빈번해지자 경찰은 수년 전부터 인터넷 자살사이트 폐쇄 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 간 자살모의가 더욱 은밀해지면서 이같은 예방활동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충남청 관계자는 “요즘은 인터넷에서 처음 만나 메신저나 휴대폰 등으로 자살을 모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살예방 활동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자살 의심자에 대한 주변인들의 관심을 높이고 제도적 장치 마련이 동반 자살 예방에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대전자살예방센터 최영진 소장은 “자살생각은 갖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용기'가 없는 사람이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모여 시도하는 것이 동반자살”이라며 “자살자는 그 이전에 분명히 징후를 보이기 때문에 가족, 회사동료의 지속적인 관심과 자살예방교육 및 심리 상담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충남청에 따르면 동반자살에 대한 통계는 관리되고 있지 않지만, 충남지역 변사자 가운데 자살자는 2008년 694명에서 2010년 1010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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