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귀농·귀촌 제대로 알자
2.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 높여야
3. 맞춤형 지원 정책 필요
4. 도시농업도 주목
5. 경험자에게 듣는 귀농·귀촌
아파트와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한 농장. 콘크리트 건물이 즐비한 도시에 8250여㎡(2500평) 규모의 넓은 밭은 이곳이 도시인지 농촌인지 착각하게 만든다.
도심 속 농장으로 성장한 이곳은 연두색이 품고 있는 곱고도 여린 어린 아이의 마음을 끝까지 잃지 말자는 뜻에서 이름붙은 연두농장이다.
▲ 변현단 대표. |
연두농장은 2005년 시흥시 계수동의 6600여㎡(2000평) 밭에서 시작했다. 수도권 도시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자활사업으로 신용불량자, 저소득가정의 모녀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여성들이 농사를 지어서라도 돈을 벌겠다고 모인 것이다.
책임 운영자로 농장에 들어온 변현단(46·여) 대표를 포함해 농사 경험이 전혀 없던 이들은 농사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했다.
주변에서는 '농사의 기초도 모른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땅은 노력을 외면하지 않았다. 첫해에 농약을 주지 않고 고추를 재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고추는 농약을 치지 않으면 탄저병 등 전염병에 쉽게 노출돼 유기농재배가 어려운 작물 중 하나다.
작지만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꾸준히 농사를 지으며 수확량을 늘려갔고 수입도 조금씩 생겼다.
농장은 텃밭을 가꾸는 텃밭회원과 이곳에서 나는 채소를 구입하는 장바구니회원 등 여러 종류의 회원을 구성, 재배 작물을 회원들에게 판매하고 그 수입을 나눠 가졌다. 물론 아직은 월 수입이 1인당 60만원에 그칠만큼 수입이 많지는 않다.
도시민의 기준으로는 생활하기에는 턱 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이들은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밭에서 나는 채소를 주로 먹고 육식을 즐겨하지 않아 식비가 많이 들지 않는다. 또 밭에서 키우는 어성초 등으로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쓴다.
변현단 대표는 “도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많은 돈을 벌기는 어렵다”면서도 “수입이 적다고 삶이 어렵다고 느끼지 않고 오히려 더 행복하게 생활하는 회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꾸준히 농사를 짓다보니 밭도 늘었다. 현재는 계수동 외에 정왕동에는 1650㎡ 규모의 과수원을 포함한 8250㎡, 금이동과 안현동에 각각 1650㎡, 광명시 옥길동에 4950㎡의 밭이 생겼다. 이를 토대로 도시농업 운동을 확장하고 있다. 옥길동 농장 밭 990㎡에서는 도시회원들이 직접 기장과 콩을 공동경작하고 있다. 또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는 농부학교를 운영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사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도시와 농촌의 결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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