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높은 분양가 책정은 주변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기고, 결국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대전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건설사들이 분양 열기를 틈타 시와 구청에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접수한 후 통과되면 좋고 조정되면 조정가격으로 분양에 나서는 '찔러보기'식 고분양가 신청이 늘고 있다.
실제로 현대산업개발의 도안 15블록은 지난 4일 서구청에 3.3㎡당 915만5000원이라는 높은 금액으로 분양가를 신청·접수했다
지난달 호반건설의 도안 2블록도 유성구에 3.3㎡당 948만원의 고분양가로 분양가를 접수, 여론이 따가웠다. 이에 유성구 분양가심의위원회는 3.3㎡당 900만원을 넘지 않는 897만원으로 분양가를 승인했다.
특히, 상반기 한화건설의 노은 4지구는 3.3㎡당 930만원이란 분양가로 시장에 공급, 여론의 질타를 받았었다. 분양가심의위원회도 이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상대적으로 토지가격이 가장 싼 서구 일원의 도안 15블록을 고분양가로 접수, 시민들로부터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앞으로 서구일원에선 도안 17-1, 17-2, 18블록과 관저4지구, 관저5지구 등의 사업이 예정돼 자칫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섰던 단지의 분양가격이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월 토지를 매입해 금융비용 등에서 타 단지보다 경쟁력이 앞서 있다. 토지매입가도 3.3㎡당 469만원으로 2블록 580만원, 7블록 520만원, 17-1·2블록 490만원, 18블록 495만원에 비해 가장 낮은 토지매입가다. 이외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대금 선납 시 선납할인을 해주기로 해 실제 토지가는 이보다 훨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은 하반기 대전 도안 분양단지 중 가장 저렴하게 토지를 매입하고도 분양가는 높게 접수해 고분양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민 윤모씨는 “기업의 이윤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분양이 될 것 같으니까 너도나도 가격을 높여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한참 시장이 좋은 시절에 돈을 벌어가자는 심보인지, 괘씸하다”고 밝혔다.
박모씨는 “어차피 다 대전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가야 할 돈이다”며 “이같은 건설사들의 잇속챙기기에 시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대전시, 구청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도 서구청에 분양가 행정지도 등을 철저히 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며 “앞으로 분양가심의위원회가 남아있기 때문에 제 역할을 다하도록 최대한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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