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빚만 늘어가는 지자체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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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빚만 늘어가는 지자체 살림살이

  • 승인 2011-10-05 18:28
  • 신문게재 2011-10-06 21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실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수준인 줄은 생각도 못했다. 충남도내 16개 시·군 가운데 11곳이 지방세 수입으로 공무원 월급도 못 주는 상황이라고 한다.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를 줄 수 있는 곳은 천안·아산·서산시와 당진·연기군에 불과하다. 이토록 어려우니 자치단체마다 사업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일부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지역 경제도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없는 살림에도 주어진 일은 안 할 수 없으니 일을 하자면 빚을 내는 수밖에 없다. 지방채가 급속히 느는 게 당연하다. 충남도내 지자체의 지방채 잔액은 지난해 1조313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해 부담하는 이자만 436억6500만원에 달한다. 하루 이자액만 1억2000만원 꼴이다. 인건비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쩔쩔매는 자치단체들이 빚으로 땜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지자체의 재정 위기는 물론 단체장의 선심성 사업 추진 등 방만 행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면 몸피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아직도 재정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정부가 할 일을 지방에 떠넘긴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경제난을 극복한답시고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을 독려하고 지방채 발행을 부추긴 것도 지방 재정난을 가중시켰다. 일자리를 창출한다면서 지자체더러 경비를 줄여 일자리를 늘리라니 어찌하라는 것인가. 그러니 허리띠를 더 이상 어떻게 졸라매란 말이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정부가 생색내며 내놓는 각종 서민 살리기 정책도 실제 예산의 상당액을 부담하는 곳은 결국 지자체다. 세제감면 혜택도 주로 지방세에 집중된다. 지자체 단체장들이 사회복지사업을 정부가 다시 가져가라고 목청을 높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자체의 노력도 절실히 요구된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재정 긴축을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 빚을 끌어안고서야 절대 건강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정부도 열악한 지방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위험 수위에 이른 지방 재정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지자체의 세수 확대방안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지방의 빚은 곧 국가의 빚이다. 정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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