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양반도시' 체면 안 서네

분양대금 갈등, 아들이 흉기로 부친 찔러… 5년간 존속살인 道 14건

지역 내에서 친족을 대상으로 하는 존속 범죄가 잇따라 충청권은 양반의 도시라는 옛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대덕경찰서는 4일 아파트 분양대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친을 살해한 양모(44)씨를 존속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2일 오전 9시 20분께 대덕구 신탄진동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 도중 흉기로 부친(74)의 가슴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얼마 전부터 아파트 분양대금 문제로 부친과 갈등을 빚어오다 사건 당일 부친이 차려준 아침밥상이 부실하다는 꼬투리를 잡아 이같은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부친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나서 자해, 중태에 빠졌다.

7월에는 대전에서 자신을 잘 대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아버지(70)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에 앞서 3월에는 논산에서 용돈을 자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80대 부친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40대 남자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대전 및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이같은 인면수심의 존속 범죄는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다. 충남에서는 최근 5년간 존속살인 사건이 모두 14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존속상해는 64건, 존속폭행 46건, 존속체포 감금 3건 등이 발생했다.

대전에서도 2008년과 2009년 각각 1건씩 존속살인 사건이 있었고 존속상해치사도 올해에만 2건 발생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