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은 혁신위 의결사항 가운데 서 총장 측이 대학평의회 발족 등 3건을 차기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하자 교수협 소속 회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서 총장 측은 교수협의 주장을 정치적이라 일축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 총장 측이 난색을 보이는 이유는 카이스트 대학평의회 구성안의 경우, 총장이 거부한 의결사항이라도 대학평의회가 재의결하면 총장은 무조건 이를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 총장 측은 이런 규정은 다른 학교 평의회에는 없는 강제규정을 내포하고 있어 수용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용훈 교학부총장은 “평의회가 있는 서울대는 국가의 대학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앞서 나가야 하는 실험 대학이기 때문에 (평의회에) 발목이 잡히게 되면 추진 의지를 잃게 된다”고 반대 배경을 설명했다.
교수협 역시 강경하다. 서 총장의 소통 부재를 견제할 수 있는 도구로 대학평의회 발족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수협 측은 “평의회는 교수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교 운영 전반에 걸친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기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 측 모두 학교 발전을 위해 찬반 입장을 펴오다, 교수협이 총장 퇴진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았다.
그러나 학교 측은 끄떡도 하지 않고 있다. 대학평의회가 발족될 경우, 학사 운영의 헤게모니가 서 총장에게서 교수협이 중심이 되는 대학평의회로 넘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 측 모두 고심하는 분위기다.
교수협은 일단 칼을 빼들었으나 서 총장 측이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후속 조치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총장 측도 교수들의 총장 퇴진 요구를 무마할 대책을 찾느라 여러 대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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